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페도라①

작곡자 조르다노가 풋풋한 고등학생이었을 때 ‘사르두’ 원작의 연극을 본다. 큰 감동을 받은 조르다노는 원작자인 사르두에게 오페라를 써보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사르두는 어린 작곡가 지망생에게 “나중에 보자”며 싸늘하게 답한다. 이에 굴하지 않은 조르다노는 이 작품을 오페라로 작곡해 대성공을 거둔다. 다름 아닌 ‘페도라’다.

▲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중 하나인 페도라의 공연 모습.[사진=뉴시스]
페도라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특히 파리에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페도라는 영화와 흡사한 시나리오를 가진 오페라로 유명하다. 러시아가 무대인데, 막이 바뀔 때마다 계절이 달라지고 비극적인 로맨스가 어우러진다. 마지막 여주인공의 자살 장면은 인상적이다. 독약을 마신 여주인공은 연인 로리스를 향해 말한다. “차갑게 식어가는 나의 입술을 당신의 키스로 덥혀줘요. 로리스! 사랑해!” 아름다운 그녀의 사랑은 왜 자살로 막을 내렸을까.

1막 블라디미로 백작의 저택=집안의 모든 시종이 백작을 기다리고 있다. 백작의 마지막 총각 날, 그는 파티를 즐길 생각이다. 다음날 아침 그는 페도라 공주와 결혼할 것이다. 그러면 경제적 안정을 다시 얻을 것이다. 초인종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린다. 페도라 공주가 걱정된 표정으로 들어온다. 극장에서 만나기로 한 백작을 아직까지 못 만났기 때문이다. 백작의 시종 디미트리가 급히 백작을 찾으러 나가려는 순간 백작의 마차가 집에 도착한다.

백작은 부상을 입고 경찰사령관의 부축을 받으면서 집으로 들어온다. 마부인 시릴로가 숨을 헐떡거리며 정황을 쏟아낸다. “백작을 공원까지 모셔다 드렸는데, 잠시 후 공원에서 두발의 총소리가 났어요. 상처를 입은 누군가가 피를 흘리면서 사라졌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블라디미로 백작이 상처를 입은 채 기절해 있는 걸 발견했죠.” 백작은 결국 숨을 거두는데, 그의 사후死後 미스터리한 일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백작이 변을 당한 그날 오후 한 노파가 편지 한통을 보냈다. 하지만 거실의 책상서랍에 넣어둔 편지가 바로 그날 사라졌다. 시종 디미트리에 따르면 거실에서 백작을 기다리던 한 손님도 그 순간 사라졌다. 손님은 앞집에 거주하는 로리스 이파노프였다.

2막 파리 페도라 집안의 연회장=이파노프 백작이 연회장에 참석했다. 페도라는 이파노프를 유혹해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그 후 범죄 자백을 받아낸다. 이파노프는 블라디미로에게 총격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두시간 안에 그 사실을 증명하겠노라며 호언장담했다. 이파노프가 돌아오기 전 국왕이 무정부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달된다. 연회는 중단되고, 페도라는 편지를 준비한 뒤 그 편지를 페테르부르크로 전달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 편지는 대체 무슨 내용이었을까.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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