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 열풍 반짝인기인가

▲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장과 함께 롱쇼트가 펀드시장의 표준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한국형 헤지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롱쇼트(매수ㆍ매도) 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사모는 물론 공모펀드에도 롱쇼트 전략이 광범위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이 전략을 활용한 유사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롱쇼트 전략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한국형 헤지펀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범한 지 3년 만이다. 올 3월말 기준 설정액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3개월 동안 7822억원이 유입됐다. 이런 추세라면 2015년말 설정액은 6조원을 가볍게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들의 운용 성과가 쌓일수록 성장속도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요 전략으로는 주식 롱쇼트(매수ㆍ매도) 비중이 61%를 차지한다. 채권 롱쇼트와 퀀트 롱쇼트(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주식투자를 결정하는 방식)까지 합하면 롱쇼트 전략비중은 84%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한국형 헤지펀드 약 1조1000억원, 롱쇼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ㆍEquity Linked Bond) 9000억원, 공모 롱쇼트 펀드 1조6000억원, 사모 롱쇼트 펀드 1조원 등 4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초부터 한국형 헤지펀드와 롱쇼트 펀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올 4월말 기준으로는 6조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롱쇼트 전략을 활용한 유사 금융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롱쇼트 수요는 공모 롱쇼트 펀드로, 기관투자자의 수요는 원금보장이 가능한 롱쇼트 ELB나 사모 롱쇼트 펀드로 몰리고 있다.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과 롱쇼트 펀드의 장점을 더한 롱쇼트 ELB는 원금보장이 가능하면서도 연간 7~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올 4월 기준 롱쇼트 ELB의 누적 판매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입 가능한 공모 롱쇼트 펀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초 2000억원에도 못 미쳤던 설정액은 지난해 말 1조6000억원으로 1년 만에 8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구조화 헤지 등 소수 전략은 수익률 부진 등으로 펀드가 청산되거나 고전 중이다. 이에 따라 증시 대차물량과 공매도 잔고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향후 운용패턴도 매수에 초점을 맞춘 ‘롱 온리(Long Only)’ 전략보다는 매수를 고려한 롱쇼트 전략으로 다변화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인기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까지 증권사당 평균 100억원 미만이던 전담중개서비스(PBSㆍPrime Brokerage Service) 수익은 평균 300억원 수준(설정액의 2.5% 가정)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헤지펀드 운용이 상위권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쏠림 현상은 있다. 현재 브레인자산운용부터 신한BNPP자산운용까지 상위 6개사가 설정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97.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비중은 지난해 8월 90.4%, 11월 94.6%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와 롱쇼트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 롱쇼트 운용 설정액이 무한정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롱쇼트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은 제한돼 있고, 증시 공매도 잔액도 45조원을 웃돌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해외주식으로 롱쇼트 운용을 확대하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 
손이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mi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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