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일의 Private Lesson

채권은 개인투자자에게 달콤한 투자법이다. 예금이나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주식처럼 리스크가 크지 않아서다. 팔지 않는다면 부동산처럼 원금과 이자를 취할 수 있고, 가격이 변동해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금리의 움직임을 알고 있으면 채권의 방향을 꿰뚫어볼 수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던 금융위기가 터진 지 6년이 흘렀다. 그사이 어떤 나라는 축배를 들며 희망찬 경제를 이야기하는 반면 또 다른 나라는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글로벌 투자시장의 분위기는 비슷하다. 세계 어느 나라든 긍정적인 메시지를 계속 띄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투자자들은 투자할 곳이 없다며 아우성이다. 극소수의 승리자만 배출하는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에게 리스크가 크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투자시장에서 패배를 면치 못하는 이들에게 채권시장이 적합할지 모른다. 혹자는 ‘채권의 시대가 갔다’고 하지만 반대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라면 역발상으로 채권투자를 고려해볼 법하다. 안정적인 예금이나 적금이라고 해서 수익이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가 고민하는 이유다.이 때문인지 최근 채권투자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채권투자는 주식투자와 어떻게 다를까. 자세히 살펴보자. 채권은 정부나 공공단체, 주식회사 등이 일반인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일시에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차용증서다. 투자자가 채권을 구입하면 나중에 채권이자를 얻어 수익을 창출한다. 은행에 예금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채권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달리 정부ㆍ공공단체ㆍ주식회사 등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 자금을 일정기간 운용하게 해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는다.

채권은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으로 나뉜다. 올 5월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1분기 중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가장 보수적인 운용을 하던 보험사들이 해외채권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채권투자의 시각과 정책의 변화한 것이 첫째 요인이다. 수익이 낮은 한국 채권시장을 벗어나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산운용 수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의 종류는 국공채ㆍ회사채ㆍ장기채ㆍ단기채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국공채는 국가가 부족한 세수를 보전하기 위해 국가가 부담하는 금전상 채무의 증거로 발행한다. 국민주택 1~2종이 대표적이다. 국공채는 ‘Default- Free bond’로 불리는데,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다는 뜻이다. 회사채는 일반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발행한다. 회사채는 총 3가지로 나뉘는데, 단기채는 만기 1년 미만이고 중기채는 만기 1~3년이다. 장기채는 만기가 3년 이상이다.

 
국공채와 회사채 중 어떤 것이 더 위험할까. 부도위험을 안고 있는 회사채다. 그렇다면 국공채와 회사채 중 수익이 더 높은 것은 뭘까. 당연히 회사채다.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수익성도 크기 때문이다. 국공채와 회사채의 이자 차이를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장기채와 단기채도 비슷하다. 장기채는 채권만기가 길다. 오래 기다리는 동안 경제적인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단기채보다 위험하다. 대신 리스크가 큰 만큼 이자율이 높다. 예ㆍ적금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단기채권의 이자가 장기채권보다 낮은 이유다.

채권의 매력은 부동산과 유사하다는 데 있다. 팔지 않는 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취할 수 있고, 가격이 달라지더라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자본이득이 났을 경우 부동산과 달리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채권도 부동산처럼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올라가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금리의 움직임을 알거나 한국은행의 정책을 간파한다면 채권의 방향을 어느 정도 꿰뚫어볼 수 있다.

사람들은 채권이 투자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지만 채권의 일면에 지나지 않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채권의 변동성은 국내 S기업의 100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위험의 정도가 다른 셈이다. 지난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글로벌 유동성이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예상에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펀드는 소수에 불과하다. 펀드닥터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2일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해외채권형 43개의 역내펀드는 KB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A를 제외하면 모두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역외채권형 펀드도 45개 중 5개만이 소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74개의 펀드가 수익을 얻었다.

마이너스 허용하지 않는 채권투자

투자시장에서 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2005년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나온 기사를 보면 도움이 된다. 채권의 위험을 강조하면서도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웬만해선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채권이 갖는 장점은 마이너스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거다. 개인투자자들에겐 달콤한 얘기다. 돈을 버는 방법은 두가지다.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수익을 올리는 거다. 두가지 중 하나라도 잘한다면 투자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채권을 주목할 때다.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 wnsdlf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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