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제대로 이해하기

▲ 사모펀드는 그동안 비공개라는 특성과 투기성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사진=뉴시스]
최근 정부가 개미투자자들에게 사모펀드 투자기회를 열어줬다. 사모펀드는 올 6월 말 기준 전체 펀드 1만1675개 중 7137개에 달한다. 비율로 따지면 61.1%다. 투자기회가 확 늘어나는 거다. 다만 투자를 하려면 사모펀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적 운용이 얼마든지 가능해서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ㆍ채권 등에 운용한다. 일명 고수익 기업투자펀드라고도 한다. 투자신탁업법에서는 100인 이하, 증권투자회사법(뮤추얼펀드)에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해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기업주식을 되파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공모펀드와는 달리 투자대상이나 운용에 제한이 없어 운용이 자유롭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재벌들의 계열사 지원, 불법적인 자금이동 등에 악용되기도 한다.

이는 백과사전식 설명이다. 이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중요한 단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 투자와 관련해 4가지만 살펴보면 된다. 첫째, 사모펀드는 50~ 100인 이하의 투자자로 인원 제한이 있기에 끼리끼리 모여 투자를 한다. 소수의 부자를 포함한 특정인을 대상으로 투자할 돈을 비공개로 모은다. 대개 투자자 1인당 5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전문투자자로 투자자를 제한한다. 때문에 은행ㆍ증권 등 금융회사를 통하지도 않아  일반인들은 매수할 수 없다.

둘째,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을 제한하기 때문에 운용 제한이 거의 없다. 한데 몰아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 위험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대박도 가능하다. 결국 이런 운용의 자유로 인해 불법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일반적인 공모펀드는 일반 개미투자자를 위해 투자대상의 제한, 투자의 위험관리 등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이 공모펀드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펀드다. 셋째, 사모펀드는 1인당 투자금액의 제한, 사적 모집채널을 통한 가입, 투자대상과 운용의 자유로움 등으로 인해 일반인에게 생소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인식돼 왔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들만의 특별한 물건’으로 자리 잡게 되면 항상 사고가 터지게 마련이라는 거다. 맞춤형 혹은 다품종 소량상품이라는 사모펀드의 특징들은 조금만 손봐도 금융감독의 눈을 피해 불법적으로 운용될 소지가 있다. 법은 항상 사고가 난 뒤에 정비되고, 돈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으로 흘러들어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공개ㆍ맞춤형 상품인 사모펀드에 최근 정부가 손을 좀 댄 것 같다. 일반인에게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거다. 직접 가입형식은 아니고, 공모재간접펀드를 통해서다. 투자에서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반영하게 하고, 자금의 모집은 공모의 형태를 갖도록 한 것이다. 아직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사모펀드가 일반화되고, 그 투명성을 높여 운용대상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정부 정책과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 맡기는 내 돈이 투명하게 투자돼 이익과 손실에 의심을 없앨 수 있다면 자기책임의 투자문화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개미투자자에게도 ‘비공개 펀드’라는 제한 없이 모든 펀드에 투자가 가능하다면 상대적인 소외감도 사라질 것으로 본다.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기회 확대가 한국의 투자문화를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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