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희의 Buying Brain

기업의 복잡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기업이 커지면서 제품ㆍ서비스 종류가 늘어나고 고객층과 영업 지역도 다양해져서다.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비정상적이고 불필요한 복잡성을 제거해야 한다.

▲ 최근 기업들의 복잡성이 증대함에 따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해졌다.[사진=뉴시스]
출시만 하면 세상 이목을 받는 애플이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 기업은 신규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신규 시장 개척, 글로벌 시장 진출, 시장 확장을 위해서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진 유통시장에선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의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제품과 서비스는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구매ㆍ생산ㆍ물류의 운영비용 등의 증가로 운영상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다양한 현상과 비용이 발생하면서 ‘복잡성’ 문제가 야기된다. 기업을 둘러싼 ‘복잡(Complexity)’ 관리는 중요하다. 이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과도 직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점차 증대되는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일단 많은 기업이 복잡성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매출과 이익을 토대로 성과가 낮은 제품을 퇴출시킨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 과정에서 매출ㆍ이익 기여도에 따라 제품을 분석하면 재무기여도가 낮은 제품이라도 구매ㆍ생산ㆍ물류 등 의외로 운영상 복잡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반대로 재무기여도가 높은 제품이라도 운영상 복잡성 때문에 높은 비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재무기여도는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복잡성 관리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중장기 제품 전략, 운영상 복잡성과 비용 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전략적이면서 통합적인 관점에서의 복잡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별 매출과 이익기여도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 공략 또는 기존 고객 유지 차원에서의 역할, 해당 판매 채널 내에서의 집객 효과, 경쟁사 대응 차원에서의 역할 등 각 제품이 지닌 전략적인 의미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전략적 접근을 토대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퇴출 대상 제품 리스트를 만들기 전에 퇴출 대상이 된 제품의 복잡성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는 게 중요하다.  복잡성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사적 차원에서 원칙을 세우고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보통 마케팅 부서에서는 가급적 성과가 낮은 제품이라도 구색을 갖추기 위해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
 
 
반면 생산이나 구매부서에서는 비용 효율 관점에서 가급적 최소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호한다. 부서간의 시각과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공감대 형성 차원에서 투명성 확보는 복잡성 관리의 필수요소기도 하다. 특히 실행 단계에서는 부서간 이해관계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 그만큼 각 기능을 포괄하는 전사 차원의 실행조직(Control Tower)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복잡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대다수 글로벌 기업을 보면 강력한 통제력을 지닌 부서에서 각 조직의 실행을 강제한다.  별도의 복잡성 관리 전담 조직을 구축한 기업도 많다. 그만큼 복잡성 관리의 성패는 전사 차원에서 얼마나 강력하게 부서간 실행을 통제할 수 있냐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사업과 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일수록 복잡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안태희 AT커니 서울사무소 파트너 taehee.an@atkearn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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