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스 서울 염창점 김민규 점주

지난해 10월. 김민규(43) 점주는 매일 같이 서울 양천구 일대를 한바퀴 돌았다. 그가 도심 상권을 살피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10여년 간 이어온 직장인의 삶을 정리하고 창업자로서 제2의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혹자는 창업자로 살겠다는 김민규 점주의 도전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창업은 보고 들었던 것보다 훨씬 큰 산이었다. 시장조사와 상권 입지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됐다. 그중에서도 김민규 점주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시장분석이었다. 당시 그는 스몰비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고,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몰비어 시장이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했다는 점이다. 콘셉트가 비슷한 브랜드가 대거 론칭하면서 스몰비어의 단점이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김민규 점주는 스몰비어를 찾은 고객의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스몰비어의 메뉴가 단조롭다’는 불만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사실 스몰비어는 경제성과 편의성을 강조한 탓에 메뉴와 맛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규 점주가 알아차린 사실은 또 있었다. 스몰비어를 찾는 고객이 세가지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술자리,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술자리, 기존 스몰비어 메뉴를 즐기는 것이였다. 그는 스몰비어의 단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고객의 성향에 맞춰 메뉴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동시에 치킨과 맥주 등 기존 스몰비어 메뉴를 구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그때 김민규 점주의 눈에 ‘바보스’가 쏙 들어왔다. 바보스는 비보비어(크림생맥주), 꿀닭(프리미엄건강치킨), 미스터면장(오리엔탈볶음면) 3가지 브랜드가 결합한 ‘콜라보레이션 브랜드’로, 고객이 주류·안주·식사 등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골라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템을 바보스로 결정한 이후 창업 준비에 속도가 붙었다. 바보스를 론칭한 대대에프씨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1월 서울 염창동에 매장을 오픈했다. 김민규 점주는 “바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존 스몰비어의 단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스몰비어만의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라고 말했다. 바보스 창업으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 김민규 점주는 앞으로 더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고객의 다양한 입맛과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의 무기는 ‘바보스’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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