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심플」

▲ 켄 시걸 지음 | 문학동네
놀라운 실적 뒤에 숨은 ‘단순함’의 힘

시가총액 700조원이 넘는 ‘애플’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값비싼 기업이다. 애플의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한다. 미국 IT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21%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애플의 영업이익이 이렇게까지 높은 이유는 뭘까. 우선 원가차이를 들 수 있다. 중저가 제품부터 고가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다른 제조기업에 비해 애플의 제품 구성은 단순하다. 그러니 제조설비도 단순화할 수 있다. 수십가지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공장보다 2~3가지의 제품만 만들면 되는 공장은 당연히 효율성이 좋다.

단순함의 이점은 소비자와의 대면에서도 나타난다.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으면 장점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온다. 선택 범위를 최소화해야 회사도 고객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당시 애플은 매우 위태로운 상태였다. 애플의 제품군은 지나치게 복잡했다. 잡스는 20가지가 넘는 제품군을 4가지로 축소했다. 수십가지 제품군을 복잡하게 운영하며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하던 애플은 단 4가지 제품군만으로도 천문학적인 이윤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잡스와 함께 일한 저자는 잡스의 경영방식을 ‘단순함을 향한 헌신적인 집착’이라고 표현한다. 애플의 제품ㆍ광고ㆍ내부조직ㆍ유통 등 애플 내부에서 단순함은 목표이자 업무 프로세스다. 많은 기업이 날마다 복잡함과 싸우느라 힘을 잃어갈 때 애플이 놀라운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애플의 성공을 지켜본 몇몇 기업은 단순함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 관심을 집착으로까지 발전시킨 기업은 단 하나뿐이었다.
최범규 더스쿠프 인턴기자 cb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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