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운 호반건설 경쟁자인가 백기사인가
판 키운 호반건설 경쟁자인가 백기사인가
  • 이호 기자
  • 호수 131
  • 승인 2015.03.0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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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금호산업 인수전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김삼열 호반건설 회장. [사진=더스쿠프]
금호산업 인수전이 박삼구 회장과 호반건설, 사모펀드간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던 신세계가 인수의향서(LOI)를 철회하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호반건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부담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느냐는 여전한 관전 포인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이자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2월 25일 산업계와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곳은 호반건설과 사모펀드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IMM, MBK, 자베즈파트너스 등이다.

금호산업은 아시나항공 지분 30.08%를 지닌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6.00%,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통째로 얻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LOI를 접수한 신세계는 27일 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LOI 철회를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불참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의사를 번복한 것이라는 얘기다.

유력인수후보, 신세계 발빼

이에 따라 금호산업 인수 의지가 강한 호반건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금호산업의 주식을 사 모으며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관심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11일 금호산업 주식 5.16%(171만4885주)를 장내매수한 데 이어 사흘 연속으로 지분을 수중에 넣으며 지분율을 6.16%(204만8000주)까지 늘렸다. 당시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목적의 주식 매입’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삼열 호반건설 회장간의 친분을 익히 알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설마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참여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아울러 호반건설은 1월 21일과 22일 이틀간 총 33만1000주를 장내매도하면서 지분율을 4.95%(170만주)까지 낮추자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손을 떼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호반건설은 이 과정에서 200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하면서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한 귀로 듣고 흘렸다”며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이미 최근 몇 년간 국내 주택공급 사업을 통해 막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가 줄줄이 워크아웃과 회생, 부실과 청산을 반복하는 최근의 상황에서도 호반건설은 2010년 이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매출액 1조1935억원, 영업이익 135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해외 공사현장 등에서 쌓은 대손충당금으로 실적이 속수무책으로 줄어드는 형국에서 호반건설의 경영능력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보유 중인 현금자산도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까지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돈이 들더라도 앞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김삼열 호반건설 회장이 항공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화물 물류 사업, 연매출 1100억원 규모 기내식 사업, 기내 면세점 운영권, 국내 시공능력 평가 20위 건설사업 등을 거저 손 안에 넣게 된다.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들도 이번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LOI를 제출하진 않았다. 하지만 향후 인수전에서 합종연횡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LOI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도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향후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까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보유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LOI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박삼구 자금동원능력이 변수

문제는 금호산업의 입찰가가 최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호산업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박삼구 회장의 자금 동원력을 넘어서는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에게 본입찰 후 최고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다. 박삼구 회장이 최고 가격을 수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이 소멸돼 최고 가격을 적어낸 입찰자가 금호산업을 품에 안게 된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유상증자 참여로 자금줄이 마른 상태지만 인수의지는 확고하다. 금호산업을 인수하지 못하면 그룹을 재건할 수 없기 때문. 금호산업 인수에 실패하면 금호타이어만 박삼구 회장 품에 남는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몸값이 급등하자 대상그룹, 군인공제회 등 재무적 또는 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은 2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박삼구 회장은 2월 25일 “순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룹 재건이라는 목표로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마련할지가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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