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장고’ 레이저의 부활 찬가 vs ‘잊힌 왕조’ 응답하라 노키아
‘돌아온 장고’ 레이저의 부활 찬가 vs ‘잊힌 왕조’ 응답하라 노키아
  • 강다은 기자
  • 호수 195
  • 승인 2016.06.1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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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폰 왕국의 서로 다른 행보

‘피처폰 시대’를 풍미한 노키아와 모토롤라. 하지만 ‘애플 왕조’가 들어서면서 두 피처폰 공룡은 설 자리를 잃었다. 노키아는 MS에 팔렸고, 모토롤라는 구글에 이어 레노버에 매각됐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또 다르다. 노키아는 흔적이 사라지고 있고, 모토롤라는 부활의 콧노래를 부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포켓 사이즈 폴더형 휴대전화 ‘스타택’과 ‘레이저’로 2000년대 초반 세계 모바일 시장을 평정했던 모토롤라. 하지만 모토롤라의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장의 트렌드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하고 있음에도 레이저 ‘미투(me too) 제품’만 쏟아내다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모토롤라는 2012년 구글에 휴대전화 사업부인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매각했고, 2014년엔 다시 레노버에 팔렸다.

# ‘핀란드의 자랑’ 노키아는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장악했다. 아이폰보다 먼저 스마트폰을 만들고, 자체 운영체계(OS) 심비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처폰의 왕국’이라는 별칭에 취한 노키아는 변화를 좇지 않았고, 시장에서 서서히 밀려났다.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는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됐고, 그후 세번의 인력 감축으로 MS내 노키아의 흔적이 사라졌다. ‘피처폰 시대’를 풍미한 노키아와 모토롤라. 2000년대 초반, 두 회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금의 애플과 삼성전자 수준이었다.

노키아와 모토롤라, 엇갈린 명암

모토롤라의 레이저는 ‘피처폰의 상징’으로 불렸고, 5년간 2억5000만대나 팔려 나간 노키아의 ‘1100’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휴대전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견고하기만 하던 두 회사에 위기가 닥친 건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2007년. 그 이후 휴대전화 시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옮겨갔지만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변화에 둔감했다. 그 결과, 모토롤라는 2008년 매출 5위 기업으로 떨어졌다. 노키아의 아성에도 금이 갔다. 2011년 1분기까지 휴대전화 판매대수 1위 자리를 지키던 노키아는 그해 업계 3위까지 밀렸다. 그리고 두 회사는 매각의 길로 들어섰다.

똑같이 매각의 아픔을 겪은 두 브랜드는 지금 다른 기로에 서있다. 세번에 걸친 구조조정을 겪은 노키아는 사실상 흔적이 사라졌다. MS는 5월 25일(현지시간) 휴대전화 사업에서 1850명을 감원하기로 하기로 밝혔다. 쪼그라든 조직을 또다시 구조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인력감축은 2014년 7월 1만8000명, 지난해 7800명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급기야 MS는 지난 5월 폭스콘에 피처폰 제조부까지 팔아넘겼다.

물론 노키아폰이 당장 사라지는 건 아니다. 폭스콘이 MS로부터 노키아의 피처폰 제조부를 사들이면서 노키아 브랜드와 특허 라이선스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배은준 LG경제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노키아 브랜드의 피처폰은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 쪽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면서 “폭스콘이 이 시장의 피처폰 사용자들을 스마트폰으로 옮겨오는데 성공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스마트폰 경쟁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노키아 지분이 아닌 브랜드와 라이선스를 사들인 폭스콘으로선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얼마든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노키아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급선무라는 얘기다.

반면 침체기를 걷던 모토롤라는 부활의 날개를 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월 19일 모토롤라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신제품 출시를 암시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학생들은 레이저폰을 사용하고 있다. ‘2006년이 빈티지가 됐다니 믿을 수 없다’ ‘버스 안인데 영상을 보고 그 시절 향수에 취해 있다’ ‘핑크색 레이저 폰은 오리지널 흰색 아이폰과 같은 의미다’ ‘키보드가 있는 스마트폰이 갖고 싶다’ 등의 반응은 삽시간에 온라인 공간을 뒤덮었다.

휴대전화 업계도 ‘레이저폰이 스마트폰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가설을 쏟아냈다. 영상 말미에 나온 TTYL(Talk to you later)이라는 문자와 2016년 6월 9일을 암시하는 숫자가 힌트였다. 실제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레노버 테크월드 2016(Lenovo Techworld 2016)’가 열렸다.
 
반전드라마 준비하는 모토롤라

레이저는 없었지만 모토롤라는 이날 ‘모토 X’의 뒤를 잇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토Z’와 ‘모토Z 포스’를 공개했다. 스마트폰 후면에 자석으로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 ‘모토 모드(Moto Mods)’ 4종도 함께 선보였다. 각각의 모듈은 빔 프로젝터, 스피커, 대용량 배터리 등의 추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토롤라가 부활의 콧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장석권 한양대(경영학) 교수는 “휴대전화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기 때문에 모토롤라의 신제품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이 모토롤라의 향수를 갖고 있다는 건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활을 꾀하고 있지만 모토롤라의 미래 역시 노키아와 마찬가지로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강다은 더스쿠프 기자 eundak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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