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읽을 만한 책 14選

“너 일하기 좋니?”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점순이가 ‘나’에게 하는 첫 대사다. 새침한 것 같지만, 독자는 이내 점순이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글의 행간에 점순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 있기 때문이다. 책, 참으로 좋은 ‘소통책策’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추석에 읽을 만한 책 14선選을 준비한 이유다.

▲ 책을 읽으면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다.[사진=뉴시스]
요즘 유행어 가운데 ‘아재’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보면 ‘아저씨의 낮춤말’이지만 ‘유행에 뒤처지고 고지식한 구세대’ 쯤으로 해석된다. 이 단어가 비하나 폄하의 의미로만 쓰이는 건 아니지만 ‘아재’ 소리를 들으면 뜨끔한 게 사실이다. 뭔가 뒤처진다는 느낌 때문이다.

아재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공감하고 소통하지 못하면 그게 누구든 비아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특히 기성세대는 달라지려 애쓴다. 일부 부모가 자녀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유행어를 습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유행어 몇개를 습득한다고 젊은이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느냐다. 진짜 소통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스쿠프(The SCOOP)가 준비했다.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다른 사람(대상)의 이야기가 담긴’ 책 14선選이다.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특별한 단어로 전하는 특별한 마음

‘코모레비’ ‘티암’ ‘몽가타’ ‘라즐리우비트’…. 낯선 이 단어들은 각각 ‘나뭇잎 사이로 스며 내리는 햇살(일본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반짝이는 눈빛(페르시아어)’ ‘물결 위로 길처럼 뜬 달빛(스웨덴어)’ ‘사랑의 단꿈에서 깨어났을 때의 달콤쌉싸래한 기분(러시아어)’이라는 뜻을 가졌다. 다른 나라 말로는 옮길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낯설고 아름다운 단어들이다.

영국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는 어린 시절 여러 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그 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단어들을 일러스트로 그렸다. 누구나 갖고 있는 반짝이는 마음 52개가 그렇게 멋진 그림들과 어우러져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한국어판 번역은 스위스에서 오랜 유학 생활을 하며 외국인 친구들에게 ‘꽃샘추위’를 설명하던 뮤지션 루시드폴이 맡아 그만의 감성을 더했다. 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그의 이야기를 만나는것도 반갑다. 마음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단어로 마음을 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조, 나무를 심다」
북촌 펴냄 | 김은경 지음 | 280쪽

이번엔 ‘식목植木 왕’이다. 개혁군주, 문화군주로 칭송받는 조선의 22대 임금 정조를 일컫는 또하나의 수식어가 등장했다. 이 책은 나무를 심는 임금, 정조를 통해 읽는 색다른 역사서다. 산림자원학 박사인 저자는 역사와 생태가 공존하는 공간인 조선왕릉의 수목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정조가 나무심기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저자에 따르면 정조는 나라 전역에 12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고 체계적으로 관리ㆍ운영했다.

정조가 나무를 심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기리고, 백성의 생활을 돕기 위해서였다. 과실을 수확하거나 비단의 원료가 되는 도토리나무ㆍ잣나무ㆍ뽕나무를 심게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에 널린 나무 이름 하나 모른 채 등산을 즐겼던 이들이라면 각각의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등산의 즐거움을 찾을지도 모른다. 정조를 통해 리더의 덕목을 확인하는 건 덤이다.

「스물아홉 나는, 유쾌하게 죽기로 했다」
내 인생의 엔딩은 내가 정한다

스물아홉에 림프종 확진을 받은 중국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자신의 투병 생활을 직접 그린다면? 신파가 난무할 것 같지만, 반전이다. 그녀는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투병하는 자신의 일상을 밝은 색상의 만화로 그렸다. 인터넷에 연재할 때는 하루 5000개가 넘는 응원 메시지가 달리기도 했다. 그만큼 읽으면 자연스레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들이다.

처음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몸 상태보다 눈앞에 보이는 훈훈한 외모의 담당 의사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삭발을 감추기 위해 친구들에게 가발을 요청하기도 한다. 멀리 계신 부모님이 급히 병원으로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몰래 병원을 탈출해 여관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 사건도 그렸다.

물론 그녀 역시 증세가 심해지면서 자신의 모든 일상이 변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럼에도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절실히 산다.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유쾌한 슝둔. 안타깝게도 그녀는 투병생활 중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는 독자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지 않을까.

「사라지고 싶은 날」
콜라보 펴냄 | 니나킴 지음 | 292쪽

추석 명절이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이 있다. 결혼적령기의 남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취업준비생,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 그럴 것이다. 반복되는 잔소리가 지겹고, 비교당하는 게 끔찍해 명절은 즐겁기보다는 사라지고 싶은 날일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워리’도 고민과 걱정이 많고 예민하기까지 한 상처투성이 캐릭터다. 일상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멘탈이 붕괴된 주인공이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눈앞의 쓰레기통에 머리를 집어넣다가 쓰레기 통 속으로 떨어지면서 떠나게 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이후 동화 속을 여행하며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주인공 워리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선으로 힘들고 버거운 순간의 감정을 풀어내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책의 그림과 짧은 글은 지치고 숨 막히는 일상 속 숨구멍이 필요한 사람, 명절 스트레스에 정신이 만신창이 된 독자에게 아무 생각 없이 쉬다 갈 수 있는 여유를 주기에 충분하다.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해학으로 ‘폭력’에 저항하는 방법

얼굴이 검다고 까마귀, 키가 작다고 난쟁이, 성이 공씨라고 공돌이, 밥을 많이 먹는다고 먹보…. 학창시절 이런 식으로 별명을 만들어 불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개 별명이란 친근감의 표현이지만, 이 책에서 별명이 갖는 의미는 조금 다르다.

저자는 “‘이름 없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을 뜻하는 장치로 별명을 썼다”고 말한다. 주제 역시 무겁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지적하는 저자의 표현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 만큼 남다르다. 이 책이 자음과모음의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폭력이라는 먹이사슬의 상위에 있는 ‘피제이’, ‘따까리, 쭈쭈바, 로댕, 신가리’로 대변되는 초식자들, 그리고 이 초식자들이 ‘피제이’에 대항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전학생’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대항의 수단은 비폭력이다. 초식자들의 대항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아이들만 끙끙 앓아 왔을 말 못할 이야기도 끄집어낼 수 있지 않을까.

「윔피 키드」
미래엔 아이세움 펴냄 | 제프 키니 지음 | 224쪽

집과 학교에서 무시를 당하던 소년 ‘그레그’는 새 학기를 맞아 인기를 얻고 싶어 온갖 시도를 한다. 선거에 나가고 레슬링을 배우고 공연에도 오르지만 엉뚱한 상상력 때문에 늘 사고를 친다. 이런 소심한 사춘기 소년의 일상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일기 「윔피 키드」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다.

450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세계 48개국 1억7000만부 판매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저자 제프 키니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K. 롤링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아동작가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사춘기 소년의 일상’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이번에 나온 것은 개정판이다.

아이들은 인위적인 가르침이 아닌 흥미로운 이야기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어른들은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가족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기인이 된 소심한 사춘기 소년의 좌충우돌 일상을 몰래 훔쳐보는 건 어떨까.

「그 쇳물 쓰지 마라」
수오서재 펴냄 | 제페토 지음 | 248쪽

‘제페토’. 피노키오 할아버지의 이름이 아니다. 인터넷 세계에서는 ‘댓글시詩’를 다는 누리꾼의 닉네임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억울하고 비통한 현실이 판치는 부조리한 사회상을 다룬 기사에 댓글로 시를 써왔다.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댓글 세상에서 자신의 사유를 차분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다.

그가 댓글을 다는 기사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것들의 아픔과 고독, 소외받은 이들의 상처와 죽음이 숨어 있었다. 누리꾼들은 그의 시를 캡처해 공유했고 일부러 그의 댓글을 찾아 들어가 읽을 정도였다. 그게 벌써 7년, 댓글시는 이제 120여편이 넘었다. 이 책은 그의 시를 모은 ‘댓글시 모음집’이다.

특히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에 빠져 사망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에 관한 시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우리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졌다. 청년의 추모동상을 세우자는 모금 운동의 계기가 돼서다. 작은 댓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그만큼 그의 짧은 글은 읽을수록 빠져드는 힘이 있다.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섹시한 고양이 따라 명화 감상 나들이

여기 한 고양이가 있다. 이름은 자라투스트라. 몸무게 10㎏을 자랑하는 미식가로, 별칭은 ‘뚱냥이’다. 취미는 모델 노릇. 오묘한 표정과 섹시한 포즈가 화제가 돼 이름깨나 알려진 미술가들이 앞다퉈 자라투스트라를 찾았다. 덕분에 그는 수세기 동안 이 그림 저 그림을 누비고 다니며 역사상 최고 걸작들이 탄생하는데 영감을 줬다. 예를 들어 ‘모나리자’는 작업 현장에 있던 이 풍만한 고양이에 매료돼 신비로운 미소를 짓게 됐다.

자라투스트라는 이처럼 자신만이 알고 있던 명화 속 히든 스토리를 독자에게 기꺼이 풀어놓는다. 자라투스트라는 명화 속 모델이자 명화의 해설자인 셈이다. 그의 엉뚱한 명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명화 한컷을 정복하게 된다. 교과서를 통해 줄줄 외워대기만 했던 명화들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단 얘기다. 이 앙큼한 예술 고양이의 발칙한 예술특강이 궁금하다면 책장을 넘겨보자. 라스코 동굴벽화를 시작으로 다빈치, 보티첼리, 모네, 클림트 등 총 140컷에 이르는 대가들의 명화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후후후의 숲」
스윙밴드 펴냄 | 조경란 지음 | 200쪽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짧은 이야기들을 써볼래.” 20년차 소설가의 난데없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는 매주 한편씩, 31편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후후후의 숲」은 1996년 신춘문예로 등단해 20년간 5편의 장편소설과 6권의 소설집을 낸 조경란 작가의 새로운 시도다. 종이책이 사라지고 긴 호흡의 문장 대신 단편적인 문장들이 SNS를 타고 떠도는 시대. 작가는 소설이 외면 받는 이런 시대에 ‘짧은 소설’로 소설의 매력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비롯해 연인ㆍ가족 간의 사랑, 취준생의 이야기도 짧은 소설로 탄생했다. 유려한 문장 대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너무 실망하지 말고 기운 내라고 조곤조곤 말을 거는 듯한 문장도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양심을 지킨 사람들」
다른 펴냄 | 김형민 지음 | 184쪽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사학자 E.H.카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역사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대부분 ‘권력자들의 역사’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권력자가 아닌 이들의 역사는 하찮은 것으로 치부되게 마련이다. 

이 책은 역사교과서에는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짧게 언급하고 지나친 정의감 넘치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모난 돌이 정 맞는 세상’이지만, 언제나 ‘모난 돌’은 있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폭군, 압제자, 독재자 등 부당한 권력에 맞선 이들의 얘기는 현실에서 사라져버린 ‘정의’와 ‘양심’을 다시금 들춰낸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부끄러운 역사조차 정면으로 바라봐야 ‘자랑스러운 역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걸, 눈부신 성취만을 주목하는 건 ‘올바른 역사 교육’이 아님을 보여준다.

「나는 농담이다」
엄마와 두아들을 잇는 사랑스러운 농담

두 남자가 있다. 이들은 이부(二父)형제다. 한명은 우주비행사다. 오랜 염원이던 우주비행을 이루지만 불의의 사고로 우주를 떠돌게 된다. 그가 광활한 우주 속에서 관제 센터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구조요청에서 가벼운 농담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편지로 변한다.

다른 한명은 낮에는 컴퓨터 수리공이지만 밤에는 코미디 클럽에서 사람들을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그는 얼마 전 어머니를 잃었다. 형은 우주로 떠났다가 실종됐다. 하지만 그는 혼란스러운 생각보다는 무대 위의 코미디에 빠져 살아간다. 힘든 일상을 잊기 위해서다. 그의 코미디는 농담이었다가 차츰 사랑하는 사람을 추억하는 일기가 된다.

미아가 된 우주비행사와 고아가 된 코미디언. 이 둘의 이야기는 지금 나에게 닥친 불행을 극복하는 방법에는 화를 내고, 술을 마시고, 의기소침하게 있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준다. 더구나 주인공들의 농담엔 사랑이 듬뿍 담겨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싱겁다고 생각했던 농담이 소중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바보가 그렸어 엄마의 일기장」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이현주ㆍ김진형 지음 | 328쪽

‘딸바보 아빠’가 블로그에 육아 과정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함께 육아를 해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아내의 일기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아빠의 시선과 엄마의 시선이 함께 담긴 육아 일기는 부모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책으로 다시 쓰였다.

이 책에는 육아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설레는 순간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면서도 새벽마다 잠을 깨우는 아이에 대한 원망까지, 육아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이런 솔직함에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은 공감을, 이제 막 육아를 시작한 부모는 위로를 받는다. 여기에 재치 넘치는 아빠의 그림이 웃음을 더한다. 자녀는 “나는 아기 때 어땠어?”라면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부모는 아들딸을 갓 낳아 육아를 시작했을 때의 추억에 빠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북유럽 신화」
우리가 몰랐던 토르와 로키의 진짜 이야기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토르’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토르’ ‘오딘’ ‘로키’ 등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기원이 북유럽 신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익히 알려진 그리스 신화에 비해 북유럽 신화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유럽 신화」는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트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북유럽 신화를 소개하고 있다.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겁낼 필요는 없다. 저자는 서론을 통해 북유럽 신화의 세계ㆍ우주론ㆍ문학적 구조 등을 소개해 사전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책은 북유럽 신화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32가지의 에피소드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읽는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또한 신의 세상 ‘아스가르드’, 인간의 세상 ‘미드가르드’, 거인의 세상 ‘요툰하임’ 등 신화에 등장하는 지리적 배경까지 아이슬란드를 직접 돌아보고 얻은 지식과 원전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전한다. 아이들에겐 영화의 배경이 되는 북유럽 신화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어른에겐 고대 북유럽의 사회구조와 행동 규범은 물론 북유럽에 관한 각종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가족입니까」
바람의아이들 펴냄 | 김해원 외 3명 지음 | 223쪽

‘소통’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대통령도 경영자도 소통이 모자라서 욕을 먹는 시대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이기에 많은 이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소통에 신경을 쓴다.

문제는 가족과 얼마나 소통하느냐다. 책은 휴대전화 광고를 계기로 모인 4명의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소통, 그중에서도 부모와 자녀 간 소통 부재의 문제를 짚는다. 4명의 작가가 4가지 스토리로 1개의 결말을 만드는 구조다.

책은 가족 간 소통 부재를 통해 사회문제도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예컨대 딸을 배우로 만들겠다는 엄마는 자녀를 속칭 ‘일류 대학’에 집어넣고야 말겠다는 엄마들의 치맛바람과 다르지 않다. 회사에서는 나름 성공한 팀장이지만, 가족과는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독신여성은 대다수 직장인들의 삶을 대변한다. 추석,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어떨까.
김정덕ㆍ김미란ㆍ강서구ㆍ김다린ㆍ노미정ㆍ고준영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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