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새 항공기 도입 플랜 괜찮나

▲ 아시아나항공이 새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도입 예정 항공기 중 하나인 A350.[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한다. 노후 항공기를 대체하고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규 항공기 플랜을 두고 물음표가 붙는다. 가뜩이나 유동성이 신통치 않은데, 새 항공기를 도입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우량회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새 항공기 25대를 도입한다. 프랑스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A321-NEO 25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노후화한 항공기를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는 경쟁사에 비해 노후화가 심각한 편이다. 국내에선 항공기의 노후 기준을 15~20년으로 잡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3대 중 10대(2016년 6월 기준)는 생산된 지 20년이 지났다. 평균 기령은 10.41년이다.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기 160대 중 20년을 초과한 항공기가 2대이고, 평균기령은 9.34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노후 항공기의 교체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는다. 갈수록 영역이 넓어지는 저비용 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한발짝 빠지기 위해 항공기를 도입하는 게 아니냐는 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국내선, 중ㆍ단거리 국제선에 강점을 보이는 LCC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장거리 노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 새 항공기를 확보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LCC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형 항공사의 영역이 좁아지는 추세다. 최근 출범한 아시아나항공의 두번째 LCC 에어서울을 포함하면 국내 LCC는 총 6개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015년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실적은 전년 대비 4.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LCC의 실적은 같은 기간 37.6% 늘었다.

LCC의 분담률(점유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내선 분담률은 2011년 41.4%에서 2015년 54.7%까지 올랐고, 국제선 분담률은 같은 기간 4.3%에서 14.6%로 3배 이상 뛰었다. 또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LCC증가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아시아나항공”이라면서 말을 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래 장거리 노선보다는 중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았다. 그런데 LCC가 중단거리 노선을 파고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성장이 약해졌다. 그래서 장거리 노선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고, 중대형 항공기의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상환금액 2조원 훌쩍 괜찮나

하지만 신규 항공기 도입이 아시아나항공에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는 “무리한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이 신통치 않아서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악화한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엔 단거리 노선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유동성이 더 나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1조1449억원인데 반해 부채는 6조5513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572.17%로 높은 편에 속한다.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과 리스료도 만만치 않다. 단기차입금 1718억원, 사채 7589억원, 장기차입금 3976억원, 금융리스 2312억원, 운용리스 4367억원 등 1조996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자비용 등을 더하면 상환액수가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비행기 도입 플랜에 물음표가 따라붙는 이유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리스계약은 체결했지만 추후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페널티를 물고 계약을 지연하거나 파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또다시 잡을지 모른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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