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8년 전 가격 보니…] 그때도 이미 턱없이 비쌌다
[BBQ 8년 전 가격 보니…] 그때도 이미 턱없이 비쌌다
  • 고준영ㆍ이지원 기자
  • 호수 243
  • 승인 2017.06.12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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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인상 안했다” BBQ 변명의 함정

▲ BBQ치킨의 치킨 한 마리 가격은 2만원꼴이다. 치킨이 서민음식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사진=뉴시스]
치킨이 서민음식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한마리 가격을 1만8000원으로 올린 브랜드도 있다. 지난 5일 가격을 인상한 BBQ치킨이다. 원성이 심해지자, BBQ치킨은 8년 만의 인상이라며 비난을 일축했다. 문제는 8년 전에도 비쌌다는 점이다. 패스트푸드점 세트메뉴가 4000원대였고, 5000원이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던 그때, BBQ치킨 가격은 1만6000원이었다. 2017년 현재 경쟁사 치킨가격보다 비싼 수준이다.

“고객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고민했다… 고품질 저가격이라는 외식업계의 흐름에 맞춰… 피말리는 원가 절감 노력으로 가격을 계속 낮추겠다.” 2011년 2월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자사 대표 브랜드 BBQ의 치킨가격을 낮춰 서민에게 한발 더 다가가겠다면서 이같이 공언했다.

그로부터 약 6년이 흐른 지금 윤 회장은 그 약속을 지켰을까. BBQ는 5월 1일 10여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1400~2000원. 이후 한달여 만인 지난 5일 BBQ는 또 한차례 가격을 올렸다. 1차 인상 때 제외됐던 20여개 품목의 가격이 900~2000원가량 올랐다.

기본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 후라이드’ 기준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증가, 치킨 한마리 가격이 약 2만원꼴로 뛴 셈이다. 최근 “이젠 치킨 한마리도 맘 편히 먹지 못하게 됐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여론의 뭇매가 심해지자 BBQ치킨 관계자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맹점에서 요청이 쇄도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치킨 가격도 올려야 하지 않겠냐는 이유였다. BBQ만 가격을 인상한 게 아니다. 다른 브랜드도 가격을 올린 건 마찬가지다. 더구나 우리는 8년간의 가격동결 끝에 인상한 건데 너무 한 것 같다.”


이 말은 사실이다. BBQ치킨은 2009년 2월 마지막으로 치킨가격을 인상한 이후 8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 경쟁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것도 맞는 얘기다. 문제는 BBQ치킨의 8년 전 가격이다. 당시 가격이 낮았다면 인상 요인이 충분했을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수준이었다면 인상할 필요가 아예 없었을 공산이 크다. BBQ치킨이 마지막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때인 8년 전엔 가격이 합리적이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당시 BBQ치킨과 경쟁업체ㆍ외식물가를 비교해봤다.

8년전에도 비쌌던 BBQ치킨

시계추를 2009년 2월로 돌려보자. 그해 2월 2일 BBQ치킨은 1만4000원이었던 치킨가격(황금올리브 후라이드 기준)을 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굽네치킨의 ‘굽네오리지널’, 네네치킨의 ‘마일드치킨’의 가격은 1만3000원이었다. 교촌치킨의 ‘교촌오리지널’과 또래오래의 ‘후라이드치킨’은 1만4000원에 판매됐다.

일부 저가치킨 판매점에서는 그 절반 수준인 7500원에 치킨 한마리를 팔았다. BBQ는 당시에도 경쟁업체보다 2000~3000원(약 16%), 많게는 8000원가량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셈이다. 치킨브랜드 외에 다른 외식물가와 비교해보면 더 명확하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김치찌개와 돈가스는 1인분에 5000원 수준이었다. 한끼 때우기에 충분한 김밥은 한줄에 2000원, 라볶이는 3000원가량이었다. 패스트푸드의 경우 맥도날드 빅맥세트는 4900원, 롯데리아 불고기버거세트는 4700원이었다.

평균적으로 5000원 이하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었다. ‘치킨 한마리는 1인분이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치킨 한마리를 2인분이라고 가정하면 어떨까. BBQ치킨 1인분 가격은 약 8000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외식업체의 식사비용보다 3000원가량이 비싼 수준이다. 윤 회장이 서민을 강조했지만 BBQ는 이미 서민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가맹점의 요청 탓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는 말도 어불성설에 불과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경쟁브랜드의 경우 더 낮은 치킨가격에도 가맹점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고 있다. 최근 BBQ치킨의 2차 가격인상 이후 눈치를 보던 경쟁업체들도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치킨업계 1위(매출액 규모)인 교촌치킨은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2014년 평균 1000원 인상 후 처음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면서 “6~7%가량 올릴 계획인데, 그정도 인상하면 가맹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의 인상폭은 최대 1000원이다. BBQ치킨의 2000원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교촌치킨이 1000원을 인상해도 치킨가격은 1만6000원. 8년 전 BBQ치킨의 가격과 동일하다.

왜 BBQ 가맹점만 아우성인가

그럼에도 BBQ치킨은 ‘BBQ치킨은 서민을 위한 음식이다’면서 이렇게 주장한다. “많은 치킨 브랜드 중에서도 우리는 올리브유 등 좋은 식재료를 쓰기 때문에 가격이 좀 더 비싼 거다.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다.” BBQ치킨의 제품에 원가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제쳐두고서 BBQ치킨은 한번도 가격으로 서민들을 만족시킨 적이 없다. BBQ치킨의 항변이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다.
고준영ㆍ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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