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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내 모바일로 아이템 샀다면…변호사닷컴의 생활법률
[250호] 2017년 08월 10일 (목) 11:10:02
이루다 IBS 법률사무소 변호사 yird@ibslaw.co.kr

“억! 100만원?” 어느날 내 휴대전화 사용금액이 이렇게 나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따져봤더니 14살짜리 아들이 내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샀다면 또 어쩌겠는가. 해법은 있다. 민법에 따라 게임 아이템을 받은 장본인이 아들이라는 걸 입증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입증이 쉬울 리 없다. 게임업체들이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도 거의 없다.

▲ 자녀가 부모 휴대전화로 소액결제를 했더라도 부모가 한 게 아니라는 것만 입증하면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윤나정(가명)씨는 어머니의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칠순이 넘은 어머니가 게임을 할 리 없는데 모바일 게임으로 100만원의 소액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초등학생인 아들이 할머니 스마트폰으로 몰래 모바일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아이템을 구매한 거였다. 아들은 진짜 돈이 결제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자녀를 둔 부모들, 손주를 둔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간혹 겪는 일이다. 나정씨는 과연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법적으로 보면 미성년자의 계약 원칙은 명확하다. “미성년자는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없고,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민법 제5조 제1항).” 물건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제받는 행위, 가령 다른 이로부터 부담이 없는 증여를 받거나 채무면제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부모가 취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물건 구매 계약의 경우 대금을 지급하는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민법 제5조 제1항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소액결제는 어떨까. 먼저 미성년자가 평균적으로 받는 용돈 내에서 아이템을 구매했다면 부모의 동의가 없었더라도 취소할 수 없다. 용돈은 부모가 범위를 정해 처분을 허락한 재산이고, 미성년자가 자유롭게 이를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민법 제6조).

하지만 미성년자가 자기 명의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게임앱을 설치·가입하고 부모의 동의 없이 용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결제했다면 부모는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한 법률행위라는 이유로 결제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5조 제2항).

문제는 나정씨의 예처럼 아들이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결제를 한 경우다. 민법에 따른다면 나정씨는 미성년자인 아들이 부모의 동의 없이 아이템 구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를 취소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거래상대방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환불을 거부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명의가 부모이기 때문에 그 결제를 부모가 했는지 미성년자가 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나정씨가 결제대금을 환불받으려면 결제를 아들이 했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를 입증한다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입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는 볼 수 없어 환불을 받기 위한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법적 노력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부모 명의의 휴대전화를 자식이 맘대로 사용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를 걸어둬야 한다. 소액결제의 한도를 낮게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게임 업체 역시 이런 문제로 소모적인 계약취소소송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소액결제 단계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절차를 추가하는 게 좋다.
이루다 IBS 법률사무소 변호사 yird@ibslaw.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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