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이라고 다 같으랴
단맛이라고 다 같으랴
  •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 호수 264
  • 승인 2017.11.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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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의 한방비수론
▲ 체질을 무시하고 당지수를 조절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다. 한약을 조제할 때 감초가 거의 모든 처방에 들어간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감초는 매우 달지만 다른 약재들의 약성뿐만 아니라 급박한 병증을 완만하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

감초는 내몽고의 사막지역에서 자란다. 생장환경이 건조하고 척박한 곳에서 자라다 보니 인체에 들어와서도 영양분이나 수분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대사기능이 떨어져 잘 붓거나 살이 찐 사람들에게 잘못 쓰면 부종이 더 심해지면서 장기나 근육의 활력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생기는 이유다. 감초는 신경이 예민하고 불안, 초조하면서 긴장이 많이 됐을 때 이완하는 효과가 있다.

대조大棗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추의 한약재명이다. 대조는 과육을 약재로 사용한다. 과육은 씨앗을 보호하고 씨앗이 처음으로 싹을 틔울 때 자양분이 된다. 대추도 달지만 감초보다는 덜 달다. 은은한 대추의 단맛이 씨앗을 자라게 하듯 몸을 기르는 효과가 있다. 소화기도 튼튼하게 만들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대추와 비슷한 단맛으로는 교이餃飴라는 약재가 있다. 교이는 찹쌀ㆍ쌀ㆍ강냉이 등 녹말이 많이 들어 있는 곡식을 발효 당화해 만든 것이다. 소화기가 약하고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하는 아이들에게 처방하면 좋다.

더 심심한 단맛 약재로 소맥小麥과 갱미粳米, 나미糯米, 대맥大麥이 있다. 소맥은 밀가루의 겉껍질만 제거한 통밀을 말한다. 맛은 담담한 맛에 가까운 단맛이다. 소맥은 가슴의 번열을 없애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수면상태를 개선한다.

갱미는 쌀현미다. 100% 도정한 쌀과 달리 쌀현미는 섬유질이 많고 찬 성질이 있어 소화력이 약하고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피해야 한다. 평소 위장이 튼튼해 식욕이 왕성하고 열이 많은 사람들이 먹으면 변비가 개선된다.

나미는 찹쌀이다. 「동의보감」에는 개나 고양이에게 찹쌀을 오래 먹이면 다리관절이 물러진다는 내용이 나온다. 실제 임상에선 위경련이 생길 때 찹쌀미음을 며칠 먹으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빠르게 회복된다. 위가 약하다고 찹쌀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위장근육이 점차 약해져 소화가 더 안 될 수 있다.

보리를 말하는 대맥은 차가운 성질이 있다. 평소 소화력이 강하고 입맛이 좋은 사람들에게 응용한다. 이런 사람들이 설사를 할 때 보리쌀을 노릇하게 볶아 보리차를 끓여서 일주일 정도 꾸준히 마시면 좋다. 산후에 모유수유를 할 때 보리차를 먹으면 모유량이 적어지거나 끊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기미론氣味論을 바탕으로 같은 단맛이라도 그 약재의 기氣에 의해 약성을 다르게 해석한다. 곡식들도 처방에 많이 응용하는 약재다. 비만이나 혈당의 조절을 위해서 각자의 체질은 무시하고 단순히 당지수만 따진다면 오히려 몸에 맞는 좋은 음식을 놓칠 수도 있다.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yaksan4246@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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