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녹색바람 빛과 그림자

부동산 시장에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호수, 산, 공원 등 녹지공간을 확보한 주거용ㆍ수익형 부동산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삶의 여유와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거환경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임차인은 높아진 권리금, 임대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부동산에 부는 녹색바람을 취재했다.

▲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하는 송도 센트럴파크 인근 아파트 단지는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사진=뉴시스]

킨포크(Kinfolk)ㆍ단샤리(だんしゃり)ㆍ휘게(Hygge)….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를 찾고 편안함을 추구하자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다.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ㆍ욜로(YOLO)ㆍ소확행小確幸 바람도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거공간이던 집이 휴식ㆍ힐링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당연히 산ㆍ호수ㆍ강ㆍ천ㆍ공원 등 녹지에 둘러싸인 ‘그린 프리미엄’ 단지의 평가도 치솟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대표 호수공원인 송도 센트럴파크는 단적인 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송도 센트럴파크와 맞닿아 있는 ‘더샵센트럴파크2차’의 평균 매매가는 3.3㎡(약 1평)당 1504만원이었다.

반면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도보 15분거리에 있는 ‘송도더샵그린애비뉴7단지’의 평균 가격은 3.3㎡당 1362만원에 그쳤다. 그린 프리미엄이 매매가를 끌어올린 셈이다. 최근 분양가에서 32%가량의 웃돈이 붙은 광교 신대호수와 원천호수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도 그린 프리미엄 효과를 엿볼 수 있다.

산과 숲길 인근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백련산힐스테이트1ㆍ2ㆍ3차’이다. 단지 뒤쪽으로 백련산을 품고 있는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1541만원)는 응암동 전체 아파트 평균(1343만원)은 물론 은평구 아파트 평균(1369만원)을 한참 웃돌았다. 서울 연남동의 ‘연남코오롱하늘채’도 경의선숲길이 조성되면서 2년 3개월만(2017년 10월 기준)에 전용면적 84㎡(약 25평)의 가격이 1억원가량 치솟았다.

 

그린 프리미엄 효과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흔들고 있다. 대형 공원이나 수변ㆍ호수공원에선 생활 속 휴식은 물론 자전거, 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 평일ㆍ주말 가릴 것 없이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원 앞에 들어선 편의점, 커피전문점, 음식점은 하루 매출이 수백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도 숱하다.

이런 이점 때문인지 공원 주변 점포들은 분양률도 높다. 일례로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송파 와이즈 더샵’ 단지 내 상가는 공원ㆍ녹지ㆍ하천을 잇는 중심거리에 있다는 이점을 업고 최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임차인 입장에선 그린 프리미엄 효과가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장점이 숱하게 많은 만큼 권리금이나 보증금, 월세가 높은 편이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노원역 주변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1㎡당 2만9109원이었던 반면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주변은 3만2100원에 달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인근 상가도 비싸긴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 일대 1층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3.3㎡당 10만원대로, 주변 지역인 대화동ㆍ마두동(3.3㎡당 7만~8만원)보다 30%가량 비쌌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