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청을 통한 사전예약제, 오는 11월 29일까지 진행돼

“더블 비전 Diplopia”전 전시장 2층 [사진 = 김보관 기자]

아르코미술과 주제기획전 “더블 비전 Diplopia”이 지난 24일 개막했다. 온라인 오프닝을 시작으로 온라인 전시가 병행되는 “더블 비전 Diplopia”전에는 김실비, 양아치, 오민수, 이은희, 임영주 5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제목인 ‘더블 비전 Diplopia’은 사물의 겹보임을 의미하는 말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가 만난 현상의 이중적인 비전을 의미한다. 전시는 이 같은 더블 비전을 통해 기술물신주의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소외를 조망하고 나아가 인간과 비인간, 인간과 기계-시스템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노혜나 큐레이터는 “이번 주제기획전은 사회적인 의제를 중심으로 근래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4차 산업혁명, AI, 로봇 공학 등이 자본주의 생산구조와 결합해 인간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는 말로 주제를 설명했다.

오민수 작가의 ‘아웃소싱 미라클’ [사진 = 김보관 기자]

영상과 설치, 사운드 등으로 구성된 5인의 작품은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활용해 과학기술-자본주의 체계에 가려진 노동과 신체, 기계가 포착한 인류의 모습 등을 다루고 다가올 근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1층 전시장 한켠에 자리한 오민수 작가의 ‘아웃소싱 미라클’은 다수의 스피커와 모터를 사용해 자본주의 시스템 뒤에 지워진 노동자의 죽음을 표현했다. 작가는 기업의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아웃소싱’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모습에 집중했다.

‘아웃소싱 미라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 이후 폐가 된 공간에서 녹음된 것으로 이를 통해 작가는 거대기업 구조의 노동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설치된 스피커들이 위아래로 움직임에 따라 사건 현장에서 녹음된 화이트노이즈는 더욱 증폭되고 왜곡되는데, 이때 우리는 재난 현장의 참혹함과 재현 불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양아치 작가의 ‘Sally’ [사진 = 김보관 기자]
양아치 작가의 ‘Sally’ [사진 = 김보관 기자]

전시장 1층과 2층에 각각 설치된 양아치 작가의 ‘Sally’는 영상과 오브제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영상은 인공지능 Sally가 안내하는 가까운 미래 속 ‘스마트 시티 서울’의 데이터 스케이프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차 등 멀지 않은 시기에 상용화될 다양한 과학기술에서 비롯된 인류의 생활 환경 변화를 예견하는 한편, 진정한 ‘연결’에 대해 사유한다. 영상 속 인공지능 Sally는 “잠시 후 모든 것이 연결될 것”이라는 예언을 남기고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연결 가능한 망(net)의 시대에서의 물리적 접속 가능성을 반문한다.

영상과 함께 놓인 아이 얼굴 형상을 한 오브제 ‘Sally Smiles’에는 고대 바이킹족이 바다를 항해할 때 태양을 가늠하던 ‘방해석’이다. 이는 신화적 광물이자 자연으로부터 온 미디어로 해석되며 과거와 미래의 미디어를 연결하고 전시장 1, 2층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임영주 작가의 ‘세타’ [사진 = 김보관 기자]
임영주 작가의 ‘세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 아르코미술관의 주제기획전 “더블 비전 Diplopia”전은 선착순 예약제인 사전신청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사전예약 미달 및 취소 시 해당 인원만큼의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두 번의 강연과 토크 프로그램 및 리딩클럽도 개최될 예정이다. 오는 10일 예정된 서동진 계원예술대 교수의 ‘기술유토피아의 주문(呪文)’ 강의는 유튜브를 통해 중계되며 24일에는 김상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자동화 시대에 인간이 된다는 것’을 주제로 강의한다.

아르코미술관은 이번 주제기획전 외에도 인사미술공간 20주년 아카이브 프로젝트 “인미공 공공이공”을 진행하고 있으며 야외에서 진행되는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 ‘스스로 도슨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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