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0 시승기] 독일차 오너 3명 중 2명 “G70 욕심난다” 
[G70 시승기] 독일차 오너 3명 중 2명 “G70 욕심난다” 
  • 김다린 기자
  • 호수 318
  • 승인 2018.12.19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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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차주 3人의 G70 시승기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현대차를 둘러싼 세간의 평가다. 지난해 전세계 판매 순위 5위를 지킬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좀처럼 듣지 못한 말이 있다. 명품名品이란 수식어다. 독일차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현대차를 견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제네시스 G70에 ‘독일차의 대항마’란 극찬이 쏟아진다. 사실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독일 3사의 오너(車主)와 함께 G70에 올라탔다.

G70을 둘러싼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둬도 될 만한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다.[사진=뉴시스]
G70을 둘러싼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둬도 될 만한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다.[사진=뉴시스]

“스타가 탄생했다(A star is born).”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제네시스 G70’을 소개한 멘트다. 흥미롭다. 좀 더 구체적인 멘트를 보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현대차는 4995달러라는 값싼 가격표에 조르제토 주지아(현대차 포니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입은 엑셀을 미국에 처음 출시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현대라는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제네시스는 BMW 3시리즈의 강력한 대항마 G70을 만들었다.”

이 전문지는 G70를 ‘2019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 CLS’ ‘아우디 A6’ ‘A7’ ‘렉서스 ES’ 등 쟁쟁한 19개 차종의 경쟁에서 G70이 ‘승리의 나팔’을 불었다는 얘기다. 모터트렌드의 올해의 차 선정은 일개 자동차 전문지의 홍보거리가 아니다. 북미시장의 흥행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실제로 1949년 창간된 모터트렌드가 매년 연말 발표한 올해의 차에서 한국차를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70을 둘러싼 호평은 이뿐만이 아니다. 카앤드라이버가 선정한 베스트 톱10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9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혼다 ‘인사이트’ 볼보 ‘S60’ 등과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결과는 내년 1월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서 발표된다.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8 iF 디자인상’에선 제품 부문을 수상했다. 브랜드 위상도 높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8년 신차품질조사’에서 일반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1개 브랜드 중 1위(68점)를 차지했다.

‘G70’의 경쟁 제품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이다. 특히 BMW 3시리즈와 비교하는 분석이 많다. 1975년 출시된 BMW 3시리즈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400만대를 넘어서는 베스트셀링 모델이지만 최근 들어 그 위세가 줄었다. 모터트렌드 역시 G70를 두고 BMW를 콕 집어 이렇게 말했다. “조심하라 BMW여, 이것이 진짜다(Look out, BMW. Its the real deal).”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한국차가 아무리 잘나가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품질을 견주는 건 상상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독일 3사의 아성을 위협할 차’라는 평가는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급 세단이 출시될 때마다 국내 미디어가 늘어놓던 얘기이기도 하다.

스타의 탄생 

G70은 정말 다를까. 이 질문을 풀기 위해 더스쿠프(The SCOOP)가 벤츠ㆍBMWㆍ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오너(車主)들과 G70에 올라탔다. 오랫동안 독일산 스포츠 세단을 몰았다는 그들은 G70을 어떻게 평가할까.
12월 12일 오후, 서울 잠실 인근에서 두명의 청년과 만났다. 한명은 브랜드 마케팅 기업 A씨, 다른 한명은 그 회사 직원 B씨였다.

A씨는 ‘BMW 320d’를 타다가 올해 초 ‘BMW X5’로 갈아탔다. 사업차 외국을 들를 때마다 다양한 종류의 해외차를 몰아봤다는 A씨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까다롭게 차를 본다”면서 스스로를 평가했다. A씨에게 국산차는 대체로 관심 밖의 일이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였다. A씨 회사 직원 B씨는 달랐다. 그는 ‘아우디 A4’의 오너였지만 얼마 전 처분하고 새 차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의 쇼핑 리스트 중엔 ‘G70’도 제법 상단에 있었다.

둘은 G70의 겉면을 훑어보며 입을 모아 말했다. “내 차와 견주면 크기가 작은 느낌이지만 분위기는 훨씬 단단하다.” 보는 것보단 직접 타보는 게 현명할 터. 회사 직원이자 아우디 오너 B씨가 먼저 핸들을 잡았다.

G70의 주행성능을 두고 독일 3사 차주는 모두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렸다.[사진=뉴시스]
G70의 주행성능을 두고 독일 3사 차주는 모두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렸다.[사진=뉴시스]

실내 인테리어엔 두 오너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바느질 선이 돋보이는 퀼트 무늬가 가죽시트의 클래식한 느낌을 충분히 부각했다. 그런데 2열 시트에 앉은 A씨가 불만을 터뜨렸다. 다리를 제대로 펴기가 어렵다는 거다. “스포츠 세단인데, 레그룸이 좁은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박에 A씨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풀었다. “320d 역시 좁은 건 마찬가지지만 발을 앞좌석 아래로 넣을 수 있는 점 때문에 체감 상으론 훨씬 넓다.” 멀티미디어 기능 조작부와 각종 버튼을 두고도 평가가 엇갈렸다. 버튼 배치만 보면 일반 현대차 차종과 다를 게 없다는 거다.

주행성능 ‘OK’

왠지 시큰둥한 반응. 독일차만 몰았다는 두 사람의 눈은 생각보다 높았다. 이를테면 고정관념의 벽이랄까.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조금씩 풀렸다. 무엇보다 디젤 차량임에도 소음이 크지 않았다. 시동 버튼을 지그시 누르자 가솔린 엔진 차량을 탑승한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 B씨는 시트의 안락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처음 앉았을 땐 낮은 전고 때문에 좁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주행 중엔 그렇지 않았다. 특히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은 아우디 A4와 비교할 수 없이 안락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대 열선 기능’ 등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특히 B씨는 주행 성능을 호평했다. 서울의 복잡한 시내와 고속 구간을 고루 달릴 때마다 “치고 달리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면서 “핸들의 감도 역시 우수해 연속으로 이어진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덩치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도 얹히는 2.2L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넣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디젤엔진도 이런데, 3.3L 가솔린 엔진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번엔 BMW 오너이자 대표인 A씨가 핸들을 잡았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곤 “잠실역”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단 얘길 듣고 호기심이 들었단다. 주변 소음이 심했는지 7번의 시도 끝에야 인식되자 “빨리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겠다”며 웃었다.

차량이 정지하면 시동이 꺼지고 출발 시 다시 켜지는 오토스탑 기능은 “BMW보다 떨림이 적다”고 평가했다. 올림픽대로에선 스포츠 모드로 바꿔 속도를 높여본 A씨는 “현대차의 기술이 좋아진 것 같다”면서 삐딱한 시선을 거뒀다. G70이 속도에 기민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A씨는 내리면서 “확실히 제네시스는 현대차와 다르긴 다르다”고 말했다. 국산차에 관심이 없다던 그가 전한 뜻밖의 평가였다. 

해가 떨어진 저녁 5시, 낙원상가 밑에서 30대 중반의 벤츠 차주 C씨를 만났다. 공연 장비 설치 사업을 하는 그에게 차는 생활의 전부다. 하루 14시간은 족히 차에서 산다. 이 지역 저 지역 재빠르게 옮겨 다녀야하는 데다 결혼 생각이 없는 비혼족非婚族인 까닭에 ‘메르세데스벤츠 C220d’의 오너가 됐다. 지인 대부분도 수입차 브랜드 동호회 사람들일 정도로 차를 향한 애착이 크다.

C씨는 G70의 스마트키를 주의 깊게 보더니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G70의 타깃은 20~30대가 아닌가요? 경쟁사 대비 너무 심심한 모양새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르는 건 아주 사소한 뉘앙스 차이란 말도 덧붙였다.
올림픽대로를 지나 경인고속도로로 빠져나왔다. C씨는 다양한 주행 상황을 만들곤 웃으며 말했다. “내 차와 비교하면 주행모드별로 승차감 차별이 적다. 하지만 전체적인 주행 성능은 프리미엄 세단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특히 오른발에 힘을 줄 때, 즉각적인 가속 반응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과거 현대차 프리미엄 전략에선 단순히 고가 가격정책을 펼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수많은 기능만 넣으면 제품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 느낌이었다. 그 대표 격이 지금은 단종된 ‘아슬란’이었다. 하지만 G70은 다르다.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합리적 가치를 무기로 선전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전달할 만한 성능도 충분하다.”

끝으로 세 명의 운전자에게 문자를 보내 물었다. 만약 지금 타는 차에서 G70으로 바꿀 의향이 있겠냐고. 아우디, 벤츠 차주는 “욕심이 난다”고 답했다. BMW 차주는 “싫다”고 했다. 

G70 정말 괜찮나요?

“‘하차감’이 부족하다. 남들과 다른 차를 운전한다는 데서 오는 만족을 뜻하는 말인데, 외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들 중엔 승차감보다 내릴 때 기분인 하차감을 중요시하는 이들이 많다. 아직 제네시스로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시선을 던지진 않을 거다. 이 같은 욕구를 분에 넘치는 과소비라며 비판하는 이도 많지만, 시장은 현실이다.”

고가高價면서 경기를 덜 타고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끔 만드는 마법이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다. 하지만 이런 마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고유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는 제품 성능이 우월하다며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 지 3년차, 아직은 스토리를 써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콧대 높은 독일차 주인 셋 중 둘의 마음을 홀렸으니 말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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