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파트2] 롤러코스터 철강산업史

▲ 세계 철강계는 굵직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위기를 넘겨 왔다. 사진은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 뉴시스>
세계 철강 산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고도 성장기를 맞았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946~ 1973년 사이 세계 철강소비는 연평균 6.9% 증가했다. 선진국들의 수요폭주에 힘입은 덕이다. 당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간 냉전이 심했다. 따라서 군사무기 수급도 최대치에 달했다. 철의 생산과 소비가 급증했던 또 다른 이유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발발한 석유파동은 철강 산업에 찬물을 끼얹었다.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1•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세계 산업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밥 먹을 사람이 우울해 있으니 쌀이 소비될 리 없었다. 이후 30여년간 철강 산업은 정체기를 맞았다.

세계 철강 산업이 부활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중국 경제가 크게 용트림하면서 철강수요가 급증했다. 중국은 그 자체가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기도 하다. 2000년대 중국의 철강소비는 해마다 약 20%씩 증가했다. 이는 세계 전체 소비 증가분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치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지며 철강 호황기는 막을 내렸다. 특히 중국의 타격이 컸다. 호황은 막을 내렸지만 공급물량이 계속 나온 탓이다.

업계 1위 아르셀로미탈 또한 불황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탈사는 인도계 회사이긴 하지만 유럽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남유럽 금융위기의 직접 영향권에 있다. 최근 미탈사는 회사 핵심자산을 이곳저곳에 처분 중이다. 무리한 인수합병(M&A) 때문에 생긴 차입금을 해결해야해서다.

 
미탈 회장은 박지성의 소속구단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인 지분을 최근 상당부분 팔아치웠다. 미탈 회장의 QRP 현 지분율은 33%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 법. 끝 모르게 추락할 것 같았던 철강산업이 최근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철강가격이 꿈틀댄다. 미국 내수용 열연 유통가격은 8월 중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7월 이후 미국과 일본의 고철가격이 강세기조를 보이고 있다. 고철가격은 철강시황에서 선행성을 보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를 반영하듯, 동경제철은 9월 중 철강 전 품목에 대해 내수 판매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인상폭은 t당 2000~3000엔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업황회복을 위해선 중국이 일어서야 한다. 그러면서 수요증가 및 철강가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국의 철강 산업 하락세는 여전하다. 9월 4일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의 철강분석보고서에 따르면 8월말 중국 텐진항 기준 수입철광석 현물 가격은 88.7달러로 나타났다. 7월말 대비 24%, 연초 대비 35%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경기부진이 우려되며 투기적 수요와 실수요 모두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계절적 성수기에 따라 남반구지역 국가들이 철강원료 생산량을 늘렸다. 이는 원료가격 하락을 유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종형 애널리스트는 “원료가격 하락은 철강제품가격 하락압력을 가중시킨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철강업종 주가에 부정적”이라며 “이로 인해 국내 판재류 가격 또한 9월 이후 하락압력 가중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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