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잘 뽑자❺ 일자리] 일자리 법안 가결률 4.4%, 대체 뭐했나
[더스쿠프 잘 뽑자❺ 일자리] 일자리 법안 가결률 4.4%, 대체 뭐했나
  • 고준영 기자
  • 호수 383
  • 승인 2020.04.09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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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책 근거법안 국회서 표류
일자리 법안엔 유독 높은 국회 문턱
선거 다가오면 민심 찾는 금배지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제1목표는 ‘일자리’다. 청년들의 고용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국회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일자리 입법’에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법안 가결률이 4.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대로 된 ‘일꾼’을 국회에 보내야 하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 총선 특집 잘뽑자 제5막 일자리 편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정책이다. 하지만 근거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정책이다. 하지만 근거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시행할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최고의 민생은 일자리다.” 일자리를 국정의 제1목표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가 썩 좋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각각 3.6%, 61.5%였던 실업률과 고용률은 올해 2월 4.1%, 60.0%로 나빠졌다. 숫자로 담지 못하는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창업시장에 내몰리고 있고, 노인·장애인·경력단절여성 등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 탓만 할 수 있을까. 박수도 짝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국회가 입법 활동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상 최악으로 불리는 20대 국회는 어땠을까. 답은 간단하다. 입법활동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힘썼다고 하기엔 법안 성적표가 형편없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일자리 법안을 살펴보자.[※참고 : ‘일자리’ ‘고용’ ‘취업’ 등 3가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이기 때문에 일부 누락된 법안이 있을 수 있다.]

2016년 5월 20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발의된 일자리 관련 법안은 총 429건이다. 여기엔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고용평등·고용안정 등 폭넓은 의미의 일자리 관련 법안이 포함돼 있다. 전체 법안 2만2905건 가운데 일자리 법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 발의 법안의 양量은 그렇다 치더라도 질質은 낙제점에 가깝다. 

내용이 중복되거나 유사해 대안반영폐기된 법안이 전체 법안의 4분의 1(102건)이나 됐다. 가결률도 4.4%에 불과하다. 429건의 일자리 관련 법안 중 19건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19대 국회와 비교해 봐도 매우 저조한 수치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일자리 관련 법안의 가결률은 8.2%로, 20대 국회보다 2배가량 높다. 

그렇다고 20대 국회에서 발의한 모든 법안의 가결률이 이 정도로 저조한 건 아니다. 2만2905건의 전체 법안 중 가결된 법안은 2695건으로, 가결률은 11.8%다. 유독 일자리 관련 법안에서만 금배지들의 입법 활동이 소홀했다는 건데, 제 밥그릇 보전하기 위해 정치적 이득이 없는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미뤘다는 방증이다. 

국회엔 여전히 305건의 일자리 관련 법안이 잠들어 있다. 20대 국회 임기가 두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남은 법안들은 빛도 보지 못한 채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중에선 정부가 지난해 야심차게 꺼내들었던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근거법안(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있다. 

한국형 실업부조로 꼽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특수고용형태근로자, 미취업 청년,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구직자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다. 기존 취업지원정책인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골자는 다음과 같다. “취업지원서비스와 구직촉진수당을 모두 제공한다.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활동계획수립·직업훈련·구직활동기술 향상 지원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구직활동을 성실히 이행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겐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한다.”

이런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정부가 4대 집중 투자 부문으로 꼽은 ‘사회안전망보강’에 담겼다. 2020년 예산안엔 2771억원이 배정됐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혜택을 받을 잠재적 대상자는 297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1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고용동향을 보고하던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국민취업지원제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실업급여의 보장성이 강화되면 현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가 획기적으로 해소되고 고용안전망이 사실상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하지만 언급했던 근거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도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 제도는 오는 7월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앞길은 알 수 없다. 진영논리로 무장한 이들이 금배지를 단다면 근거법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21대 총선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나 그랬듯 여야는 민심을 잡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밥그릇만 지키던 그들이 민심을 입에 담고 있다. 그들을 심판하고, 제대로 된 일꾼을 뽑는 건 국민의 몫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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