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연구소 살림비평서] 학급당 학생 많은 게 학생 탓도 아닌데…
[나라살림연구소 살림비평서] 학급당 학생 많은 게 학생 탓도 아닌데…
  • 김미영 연구위원, 김정덕 기자
  • 호수 415
  • 승인 2020.11.18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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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와 교육차별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학교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등교하는 날이 부쩍 줄었고, 비대면 원격수업이 활성화했다. 문제는 전체 학생 수에 따라 학교별 등교하는 날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학생 수가 많은 과밀학교와 비과밀학교의 교육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구나 학생이 많은 과밀학교는 지자체의 교육경비보조금(학생 1인당 기준)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기현상까지 벌어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환경은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거리두기가 가능한 등교수업이어야 한다.[사진=뉴시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환경은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거리두기가 가능한 등교수업이어야 한다.[사진=뉴시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코로나19 확산이 10개월째 계속되면서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온라인 쇼핑, 배달앱 성행 등이 대표적 변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많은 학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온라인 원격수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학교는 단순히 수업만 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배우고,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학교란 곳은 학생 삶의 전반을 돌보는 현장이란 얘기다. 따라서 원격수업으로는 채우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등교 기반의 학교 교육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에선 학급별 학생 밀집 정도에 따라 등교를 할 수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나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교는 격주 등교 혹은 주1회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했는데, 학생 수가 100명 이하인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제외하곤 계속 등교를 해왔다. 이렇게 되면 학교마다 학습의 질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학급별 학생이 얼마나 많기에 이런 상황이 생기는 걸까. 사실 저출산 등으로 전국의 학생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지난 10년간 전국 학생은 2011년 760만명에서 2020년 10월 601만명으로 20.9% 감소했다. 학급당 학생 수도 25.5명에서 16.7명으로 줄었다. 


 

문제는 학급당 평균 학생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23명)보다 많은 ‘과밀학교’가 전체 초ㆍ중ㆍ고의 43.4%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는 69.9%, 울산은 58.7%가 과밀학교였다. 특히 경기도는 전체 학교의 9.2%가 한 반에 30명 이상의 ‘과밀학교’인 반면, 강원도나 세종시는 30명 이상인 곳이 단 한곳도 없었다. 경북도와 전남도는 1%도 채 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학급당 학생이 많으면 학생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도 줄어든다는 거다. 교육경비보조금은 교육격차를 해소하거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광역ㆍ기초자치단체가 교육청 예산과 별도로 지출하는 경비다. 그런데 학생이 많을수록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이 줄어들어 교육격차가 더 벌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거다. 

실제로 OECD 대비 과밀학급 비중이 적은 강원도(21.3%)와 전남도(26.6%)의 경우, 학생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은 각각 39만5763원과 29만8008원이었다. 반면 과밀학급 비중이 높은 광주(49.8%)나 울산(58.7%)의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은 3만6297원과 8만402원이었다.

[※참고 : 경기도의 경우, 과밀학급 비중이 69.9%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학생 1인당 교육경비보조금은 25만518원으로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 경기도의 경제력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좋기도 하지만, 교육경비보조금은 지자체의 재량이 큰 만큼 지자체장이 이 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원격수업만으로 대체한다는 건 무책임한 발상이다. 상시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언제든 등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는 기본이다. 과밀학교를 해소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의 교육 예산이 적은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1981달러로 OECD 평균(1만1231달러)보다도 높다. 교육경비보조금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이 적절히 투입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건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과업이다.

김미영 나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위원
binny5729@gmail.com|더스쿠프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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