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몸부림치다 하의 벗겨져 … 성폭행 아닌듯

인천 서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여고생이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들어 인천지역에서만 벌써 다섯 명의 중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서구 모 고등학교 2학년 A양은 지난 15일 밤 10시 야간자율학습이 끝났지만 귀가하지 않고 교실에 남았다. 가족에게는 “친구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미리 연락을 남긴 상태였다.

그는 홀로 교실에 남아 "떠날 때가 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학교 경비원은 밤 11시 10분쯤 교내를 순찰했지만 A양을 발견하지 못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아온 A양은 자정을 넘긴 16일 0시 반쯤 자신의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A양은 발견 당시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지만, 경찰은 성폭행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CTV 분석 결과 투신 후 5시간 가까이 고통 속에 몸무림치던 중 스스로 하의를 벗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시간 방치된 A양은 완전히 숨을 거둔 뒤 한 시간이 지나서야 학교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친구들에게 죽음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살암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도 우울증을 앓던 A양을 상대로 몇 차례 상담치료를 했다.

하지만 가정과 학교, 사회로부터 고립된 A양은 자살이란 극단의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교육청 유충열 학교폭력근절팀 장학사는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이나 학교만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며 “사회기관들이 힘을 합쳐서 노력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사회연계망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애정과 관심을 기울였다면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삶의 끈을 놓은 A양의 비극은 막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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