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핫스팟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
에스컬레이터 타고 공원 유람
다양한 볼거리 갖춘 쇼핑몰

어쩌면 평범한 복합쇼핑몰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번 가보면 그 독특함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위층 호텔에선 안락함을 만끽할 수 있고, 육교 하나만 건너면 또다른 복합단지가 나타난다. 각종 명품숍 사이에서 중저가 브랜드숍이 개성을 뽐내고, 지하층에선 알쏭달쏭한 향신료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 김영호의 핫스팟 여섯번째 장소다.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사진=김영호 제공]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사진=김영호 제공]

2000년대 초 미국과 일본에선 복합단지 개발이 붐을 일으켰다. 미국 LA에 있는 ‘더 그로브(The Grove)’는 대표적 복합단지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통시장인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을 키 테넌트로 유치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비슷한 느낌의 쇼핑몰로는 ‘롯폰기힐스(도쿄)’와 ‘신티엔티(新天地ㆍ상하이)’가 있다.[※참고: 키 테넌트(Key tenant)는 상가ㆍ쇼핑몰 등에서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핵심점포를 뜻한다.] 

요즘 복합단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있다. 복합단지에 ‘주거’를 결합한 ‘복합 주거몰링센터’가 그것이다. 이런 유형의 특징은 단지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치밀한 설계를 통해 주거와 쇼핑, 문화시설을 한데 어우러지게 만든 결과다. 예컨대, 지하층부터 지상 2~3층까지는 복합쇼핑몰로 설계하고, 그 위에는 호텔, 오피스텔, 아파트를 구성하는 식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홍콩의 복합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는 복합 주거몰링센터로 유명하다. 이곳에선 공간집약형 주거ㆍ상업시설 등 미래 복합쇼핑몰이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두루 발견할 수 있다.  

퍼시픽 플레이스는 홍콩 공원 옆에 있다. 애드미럴티(Admiralty) 역에서 로비층이 연결돼 접근성이 뛰어나다. 육교로는 쇼핑몰 랩 콘셉트(Lab Concept), 유나이티드 센터(United Center)가 연결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홍콩 공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곳의 면적은 6만5934㎡(약 1만9980평)로, 복합쇼핑몰과 A급 오피스 타워(3개), 5성급 호텔(4개), 스위트 아파트 레지던스로 구성돼 있다. 

퍼시픽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곳은 ‘스와이어 부동산(Swire properties)’이다. 영국과 홍콩에 거점을 둔 스와이어 그룹(Swire Group)의 활동지역은 아시아ㆍ태평양ㆍ호주ㆍ미국ㆍ영국 등이다. 주요 사업 부문은 5개인데, 투자ㆍ항공ㆍ식음료ㆍ산업 및 무역ㆍ해상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세이퍼시픽 항공이 이 그룹의 자회사다. 그렇다면 퍼시픽 플레이스는 어떻게 세계를 대표하는 복합 주거몰링센터로 이름을 떨치게 됐을까. 자! 지금부터 퍼시픽 플레이스의 특징을 하나씩 살펴보자. 

■특급호텔의 연계 = 언급했듯 이곳엔 J.W 메리어트(Marriott), 콘래드(Conrad), 샹그릴라(Shangri-La Hotels and Resorts), 디 어퍼 하우스(The Upper house) 등 특급호텔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를 통해 홍콩을 방문한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들은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홍콩의 첫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다양함과 쾌적함의 조화 = 매장의 특징은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히 백화점과 명품숍을 전면에 내세운 게 눈길을 끈다. 영국계 레인크로퍼드(Lane Crawford), 일본계 세이부(西武) 등 백화점과 다양한 명품숍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특히 명품이 강하다. 이곳 2층과 3층엔 프라다,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숍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그렇다고 명품만 강조한 건 아니다. 1층엔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등 세컨드 브랜드와 함께 자라(ZARA)를 비롯한 캐주얼 브랜드숍이 둥지를 틀고 있다. 다양한 가격대의 중저가 브랜드숍도 숱하다.  

이렇게 퍼시픽 플레이스는 명품숍과 중저가 브랜드숍을 ‘층’을 달리해 구분해 놨지만 공통점이 있다. 매장을 비교적 넓게 만들어 ‘쾌적함’을 선물한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더현대서울과 비슷한 부분이다. 

■독특한 분위기의 선물 = 지하층은 우리나라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식당가다.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로부터 1등급을 받은 퓨전 중국식당이 있고, ‘그레이트 푸드홀(great food hall)’이란 대형 마켓도 있다. 이곳에선 외국인을 위한 향신료를 많이 팔아 관람객의 눈과 입을 유혹한다. 

퍼시픽 플레이스에 있는 차이니즈 아츠 앤 크래프트(Chinese Arts & Crafts)의 화려한 디스플레이도 볼거리다. 이곳에선 중국 색채가 강한 고급 공예품을 비롯해 보석ㆍ실크ㆍ의류ㆍ가구 등을 취급한다. 피규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킹 & 컨트리(King & Country)도 금속소재 등을 사용한 고급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흔히 볼 수 없는 제품들이어서 인기가 많다. 사실 퍼시픽 플레이스의 구조는 그리 새롭지 않다. 고급호텔을 빼면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쇼핑공간이다.

하지만 퍼시픽 플레이스와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이 다른 건 하나 있다. 외국인의 눈에 ‘독특함’으로 다가올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테리어 용품ㆍ가구ㆍ디자인을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플래그십 스토어 ‘레인 크로퍼드 홈(Lane Crawford Home)’이나 홍차ㆍ디저트전문점 Tea WG Salon & Boutique는 한국에선 만날 수 없는 매장들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복합단지에 ‘주거’를 결합한 ‘복합 주거몰링센터’는 유통시장에서 대세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각 도시의 시내 혹은 부도심에 새로 생기는 ‘복합몰링센터’가 기존 도시를 재편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각 도시마다 특별하면서도 독특한 복합 주거몰링센터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필자가 봤던 퍼시픽 플레이스처럼 말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더스쿠프 전문기자)
tigerhi@naver.com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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