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시대의 자본주의」
금융화 · 세계화 · 독점화된 시대의 위기와 해법

오늘날 불공정 · 불평등의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불공정 · 불평등의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이제 기회의 평등이라는 꿈은 미신이 돼 버렸다”고 일갈한다. 그의 지적처럼 ‘가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부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이란 말이 지나치지 않은 세상이 돼 버렸다. 오늘날 불공정·불평등의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의 자산이 미국 인구 하위 절반보다 더 많다는 것은 알려진 바다. ‘저소득 계층은 빨리 죽고, 더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더 낮은 임금에 열악한 직업을 구한다’는 우울한 연구 결과를 내놓는 기관들도 있다.

스티글리츠는 저서 「불만 시대의 자본주의」에서 “미국식 시장 경제는 실패했다”고 말한다. 금융화·세계화·기업의 독점화가 거대한 불평등을 낳고 있으며, 금융 산업과 몇몇 기업이 경제 전반을 장악하고 불공정한 규칙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에서 “정부의 강력한 개입만이 국가의 진정한 부富를 늘리고, 오늘날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를 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티글리츠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를 창조하는 진짜 자본주의’라며, ‘부의 창조’와 ‘부의 추출’의 개념을 구분해 인지할 것을 제안한다. “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실제 키우는 것은 국민의 창조적 활동과 생산성이다. 사람에게 투자하고,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과학기술도 발전하고 ‘부의 창조’가 일어난다. 반면 누군가 독점력과 지대 추구(rent-seeking)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는다면 이는 ‘부의 추출’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의 자본주의는 ‘부의 추출’을 성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부의 진정한 원천은 ‘부의 추출’이 아니라 ‘부의 창조’에 있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제 규칙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길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장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사회 번영이라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시장을 강박적으로 맹신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기능하는 ‘진보적 자본주의’라고 설명한다. 

세금의 역할과 필요성도 논한다. 세법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탄소세 같은 좋은 세금은 경제에 도움을 주고, 경제를 자극한다”고 서술한다. 아울러 기업과 부유한 개인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투자도 안 하고 일자리도 안 만드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평등은 도덕적 차원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정치적 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다. 우리 사회 역시 소수 기업의 시장 지배와 불평등한 임금 구조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경제적 해법들이 비록 미국의 경제 체제를 중심에 두고 있긴 하지만,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의제와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데 참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수상한 기차역」
박현숙 지음|북멘토 펴냄


동화 작가 박현숙의 ‘수상한’ 시리즈 10번째 책이다. 이번 주제는 ‘위기와 약속’이다. 우리는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공동체 내 약속을 깨버리는 이들로 위기에 빠지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까. 저자는 공동체를 위기에 빠뜨린 이들을 미워하기보다는 감싸고 배려할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창비 펴냄


인간은 잡식동물로 태어났다. 그런데 고기를 먹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까. 동물을 학대하는 방식의 축산 방식이 문제라면, 좋은 환경에서 자란 동물 고기를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질문들을 품고 직접 돼지 세마리를 길러봤다. 마당에서 돼지를 기르며 생명의 고귀함, 자연의 순환, 동물을 키우고 먹는 것의 의미를 고민한다. 나아가 공장식 축산의 실태, 대규모 축산이 야기하는 환경문제까지 다룬다.


「이와타씨에게 묻다」
호보닛칸이토이신문 엮음| 이콘 펴냄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동물의 숲’.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전설의 게임이다. 이들 게임을 선보이며 게임 업계 판도를 바꾼 이가 ‘이와타 사토루’다. 이 책은 2015년 세상을 떠난 이와타 사토루 전 닌텐도 CEO에 관한 이야기다. “상사와 부하가 아니라 친구였다”   “모두의 행복을 실현하고자 한 사람이다.” 그와 함께했던 동료들을 통해 닌텐도가 어떻게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었는지 확인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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