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산 높이는 방법
위험률 따져서 상품 분산
주식은 적금으로 전환

투자 열풍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오늘을 살고 있는 이들은 너나없이 부동산 또는 주식에 뛰어든다. 소득을 적절하게 분배해 투자하는 것이 좋지만 그들에겐 그럴 여력이 없다. 이거 아니면 저거다. 문제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데 있다. 소득을 어떻게 분배해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성욱씨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적정 투자 비중을 알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적정 투자 비중을 알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요즘같이 부동산 시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시기엔 더 그렇다. 가장 안정적인 자산 비율은 부동산과 현금을 1대1로 보유하는 거다. 하지만 말이 쉽지, 현실적으론 이런 비율을 유지하는 경우는 극소수에만 해당한다. 부동산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1대1 비율로 부동산과 현금을 보유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부채가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중소기업 과장인 이성욱(가명·35)씨는 대전에서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내집 마련 부담이 적은 편이라 일찌감치 집을 장만해뒀다. 하지만 집을 사는 데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쏟아부은 탓에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럴 때 현금 자산을 부동산 비중만큼 높이려면 현금 운용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주식이나 펀드를 활용한 투자가 한 방법인데, 이씨는 그 적정 비중이 궁금해 상담을 요청해왔다.

이씨에게 적절한 투자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이걸 따져보는 덴 공식이 있다. 부동산 자산이 없다면 100에서 현재 나이를 빼면 된다. 부동산이 있다면 100에서 나이를 뺀 뒤 2로 나누면 된다. 35세인 이씨는 부동산 자산이 있기 때문에 100에서 35를 뺀 값인 65를 2로 나누면 결과값(32.5%)이 나온다. 한달에 250만원을 버는 이씨는 80만원 내외로 투자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는 거기에 맞게 투자를 하고 있을까. 그전에 그의 재무목표부터 살펴보자. 목표를 알아야 그에 걸맞은 재무설계를 할 수 있어서다. 이씨의 재무목표 1순위는 노후자금 모으기다. 은퇴 후 월 150만원씩 안정적으로 받길 원한다. 두번째 목표는 결혼자금 마련하기다. 

이미 집을 장만해놓은 터라 남들처럼 집을 사려고 몇억원씩 모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추가적으로 예식비 등을 감안해 1000만원가량 더 만들어놓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결혼 이후에 발생할 육아·교육비도 차근차근 준비해두고 싶다고 했다. “지인들 얘기 들어보면 아이 한명 키우는 데 3억원은 필요하다더라. 그렇게는 아니지만 2억원 정도는 들지 않을까 싶어 조금씩 준비해볼까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자동차 교체 비용이다. 계획을 7년 후로 잡아놓아 당장 급한 건 아니지만 3000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다. 이씨의 재무목표를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그의 소비패턴과 금융상품을 점검해 새로운 판을 짜보자.|

Q1 지출구조

이씨는 한달에 250만원을 번다. 이중 243만원을 쓰고 7만원이 남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소비성지출이다. 이씨는 한달에 통신비 7만원, 관리비·공과금 8만원, 식비 25만원, 교통·유류비 15만원, 건강·문화비 5만원을 쓴다. 함께 살고 있는 부모님께 드리는 한달 용돈은 50만원이다. 각종 세금, 의료비, 휴가비 등 연간 비정기적으로 지출하는 돈은 201만원인데,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17만원이다. 이걸 모두 합한 한달 소비성지출이 127만원이다.

비소비성지출은 116만원이다. 보장성보험이 11만원, 재형저축과 청약저축에 각각 10만원, 2만원씩 납입하고 있다. 개인연금엔 월 30만원씩 적립한다. 주식에 20만원, 적립식 펀드와 세액공제펀드에도 각각 10만원, 33만원씩 납입하고 있다.
 
Q2 문제점

비소비성지출에서 봤듯 이씨는 펀드와 주식 모두 하고 있다. 둘 다 고위험군 상품이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펀드 상품부터 보자. 이씨는 한푼이라도 더 혜택을 받아볼 요량으로 앞뒤 따지지 않고 세액공제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소득공제 상품이라고 무작정 가입할 게 아니라 개인의 세금 상황, 저축 여력, 재무계획 등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납입금액을 설정해 만기를 채우지 못하면 손실 위험도 그만큼 따르기 때문이다. 

또한 원금보전형일 경우엔 대부분 물가 이하의 저금리 형태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물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주식은 펀드보다 위험부담이 더 크다. 분산투자를 하는 것도 좋지만 위험률을 따져보면서 상품군을 분산하는 게 더 중요하다.  

Q3 해결점

이제 재무설계를 통해 최적의 가계부를 만들어보자. 조정 전 127만원이던 소비성지출에선 비정기지출(17만원)만 줄였다. 이건 비상금통장을 만들어 대처하기로 했다. 비소비성지출에서 보장성보험(11만원), 재형저축(10만원), 청약저축(2만원), 개인연금(30만원)은 손대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 거치식이어서 안정적인 데다 미래 설계에 필요해서다. 거기서 조금 더 안전 자산을 늘리기 위해 20만원씩 투자하던 주식을 적금으로 돌렸다.

33만원씩 투자하던 세액공제연금펀드는 14만원으로 규모를 줄였다. 현재 부모님을 모시고 있어 부양가족 혜택이 있는 데다 체크카드 사용을 습관화한 덕에 매년 충분히 세금을 돌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비정기지출에서 줄인 17만원과 세액공제연금펀드에서 절약한 19만원을 더해 36만원의 여유가 생긴다. 조정 전 펀드에 투자했던 10만원과 잉여자금 7만원까지 더하면 53만원으로 새로운 설계를 추가할 수 있다. 이중 17만원은 앞서 언급한 비상금통장에 넣어 비정기지출을 대처하기로 했다.

분산투자를 위해 펀드에도 30만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대신 채권형이나 금펀드, 국가가 만든 뉴딜펀드 등 안전한 펀드 중에서 선택하기로 했다. 잉여자금 6만원은 적당히 쌓일 때마다 비상금통장으로 옮겨 관리하기로 했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nunn22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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