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세요

 

# 자기소개서에 취미와 특기를 적는 칸이 있습니다. 딱히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었던 제겐 고민스러운 공란이었습니다. 머리를 굴려봐도 답은 없습니다. 남들 적는 대로 취미에는 독서, 특기에는 운동이라고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러다 사진을 좋아하게 됐고, 사진을 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사진은 취미이자 특기입니다. 인물, 풍경, 다큐멘터리, 광고 등 사진은 분야가 다양합니다. 배워가는 재미가 끝이 없습니다.

# 최근엔 새로운 취미도 생겼습니다. 접사 사진입니다. 접사 사진을 찍기 위해선 매크로 렌즈가 필요합니다. 피사체에 굉장히 가까이 붙어서 확대할 수 있는 돋보기 같은 렌즈입니다. 제가 가진 매크로 렌즈는 수동입니다. 흔히들 수동 렌즈는 손맛이 좋다고 합니다. 초점부터 밝기까지 하나하나 손가락을 움직여 맞춰야 합니다. 불편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합니다. 

# 취미와 특기의 차이는 전문성입니다. 즐기기 위한 일은 취미,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은 특기라 지칭합니다. 생각해봅니다. 취미는 특기의 전 단계가 아닐까요? 즐기지 못 하는 일을 전문적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건 고되고 힘든 일이니까요. 사실 저처럼 취미를 업으로 연결한 이들도 많습니다. 축구 덕후가 축구 전문 해설사로 변신하기도 하고, 게임을 좋아하던 사람이 프로게이머가 되기도 합니다. 

# 민들레입니다. 수백개의 꽃씨가 달려있습니다.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날아갈 겁니다. 떨어진 곳에서 꽃이 될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겠지요. 좋아하는 일이 있나요?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모든 시도가 잘 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날아간 씨앗이 있어야 꽃을 피운다는 겁니다. 오늘 여러분이 시도하는 작은 씨앗이 꽃을 피우길 바랍니다.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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