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탐식과 절제 사이, 날 위한 음식 철학

‘탐식의 철학’을 이해한다면 소박한 먹거리에도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탐식의 철학’을 이해한다면 소박한 먹거리에도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먹방 전성시대’. 온 세상이 맛에 탐닉하고 있다. TV만 켜면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나온다. 식탁 위 쌓인 음식을 배불리 먹는 유튜버도 숱하다. SNS에는 근사한 식당 사진과 맛집 정보가 즐비하고 서점엔 비슷비슷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요리책이 넘쳐난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다이어트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평생 다이어트’를 외친다. 1일 1식으로 체중 관리를 하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렇게 탐식과 절제 사이에서 사람들은 길을 찾느라 분주하다. 

「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은 먹방과 다이어트의 홍수 속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위안과 깨달음을 선사한다. 저자는 ‘나’ 말고 다른 이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생각만 달리하면 탐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위로한다. 철학자들이 고뇌 끝에 알게 된 삶의 진실, ‘나’만의 입맛과 멋을 찾아 깊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알아차린 ‘나’만의 독특함, ‘나’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건강한 탐식법을 통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누구와 먹어야 할지’를 살핀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빵과 물만 있다면 신도 부럽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절제 있는 식사를 즐겼다.

하지만 그의 이름에서 따온 단어 ‘에피큐어(epicure)’는 ‘식도락가’를 뜻한다. 왜일까. 저자는 그가 탐식을 ‘제대로’ 즐겼던 사람이어서라고 설명한다.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먹거리에서도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렸다는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필수적인 욕구’만 충족하고 그 외의 시간은 좋아하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지적 즐거움을 얻고자 했다. 따라서 에피쿠로스의 식탁에서는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못지않게 ‘누구와 먹어야 할지’도 중요한 문제였다. 

저자는 ‘우정과 사색’이 넘쳐났던 에피쿠로스의 식사법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혼밥’보다는 여럿이 함께 천천히 식사를 즐길 것을 제안한다. 만약 혼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면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정갈하게 차려 먹는 법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건전한 생활이 건강한 입맛을 부르고 튼실한 식사는 탄탄한 몸과 견실한 정신을 만들며 올곧은 습관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것이 최고의 식도락가인 에피쿠로스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저자는 되는대로 살다 보면 욕망에 휘둘리다 나락으로 떨어지듯 식습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건강하고 훌륭한 입맛이란 좋은 생활과 바람직한 습관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을 제안한다. “‘철학하듯’ 끊임없이 성찰하고 반성하며 마음을 담아 먹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맛있다는 이유로 아무거나 먹지 말고 우리 몸에 고통을 주는 음식이 무엇인지, 또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그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탐식의 철학’을 이해하고 되새겨 실천한다면 누구나 에피쿠로스처럼,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먹거리에서 가장 풍성한 식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위대한 창업가들의 엑싯 비결」
보 벌링엄 지음|시크릿하우스 펴냄


모든 사업에는 끝이 있다. 언제일지 시기의 문제일 뿐 모든 창업가는 자신이 일군 기업을 떠나야 한다. 그럼에도 창업과 투자, 마케팅에 관한 정보는 넘쳐나는 반면 ‘엑시트(exit)’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들은 드물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창업가의 엑시트를 살핀다. 누군가는 엑시트를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를 만들지만 누군가는 왜 악몽만 남기는지 그 차이를 분석하고 성공적 엑시트 비결을 소개한다.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거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


‘세계는 정말 망해가고 있을까’ ‘진보의 이상은 폐물이 돼버린 걸까’…. 이 책의 저자는 이같은 ‘소름 끼치는 헤드라인’과 ‘암울한 예측’에서 멀어지라고 강조한다. 75개 그래프를 통해 전세계에서 삶, 건강, 번영, 안전, 지식, 평화, 행복이 개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같은 진보의 원천은 계몽주의라고 주장한다. 계몽주의는 실제로 작동하며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계몽주의를 강력하게 지지할 필요하다는 거다.


「회복력 수업」
류페이쉬안 지음|갤리온 펴냄 


어떤 이는 실패를 경험하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린다. 어떤 이는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차이를 만드는 건 ‘회복력’이다. 회복력은 개인의 성장 배경과 각자의 자원 등에 따라 만들어진다. 다행스러운 건 회복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회복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독자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회복력 솔루션을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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