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신기술 쏟아지는 자동차 시장
20년 전 기술 ‘4륜 조향’ 주목
미래 모빌리티에도 활용 전망
4륜 조향 국산화 속도 내야해

자율주행, OTA(Over the Air), 수소전기차 등 자동차에 적용되는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런 신기술의 틈바구니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있다. 4륜 조향장치다. 사실 이 기술은 새로운 건 아니다. 이미 20년 전부터 자동차에 적용돼온 기술이다. 그렇다면 4륜 조향장치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량의 운행 안전성을 높이는 4륜 조향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차량의 운행 안전성을 높이는 4륜 조향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자동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먼 미래의 얘긴 줄 알았던 전기차는 이미 도로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일부 차량에만 적용하고 있는 수소전지자율주행 등의 기술도 머지않아 대중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OTA (Over the Air),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등 새로운 자동차 기술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OTA는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를 무선통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일례로, 예전엔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기 위해선 정비소를 방문하거나 운전자가 직접 메모리카드를 업데이트해야 했다.

하지만 OTA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스마트폰처럼 무선통신을 활용해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향후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될수록 OTA는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으로 불리는 ADAS도 마찬가지다. ADAS가 적용된 기술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자동차 운행 중 충돌 위험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제동을 거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유지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차선 이탈을 막아주는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등이 ADAS의 일종이다. ADAS 역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DAS는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빠져선 안 될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신기술의 향연 속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또 있다. 4륜 조향장치다. 자동차 업계는 4륜 조향장치를 고급 차종에 앞다퉈 장착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4륜 조향장치를 향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건 4륜 조향장치 기술이 최근에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의 완성차 업체 마쓰다는 이미 20년 전부터 스포츠카 등의 일부 차량에 4륜 조향장치를 장착했다. 4륜 조향장치 관련 기술의 상당수를 일본 완성차 업체가 보유하고 있었던 이유다. 물론 그때의 기술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기계 장치에서 전자 장치로 진일보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4륜 조향장치는 무엇일까. 이를 설명하기 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최근 4륜 조향장치를 정의하면서 ‘후륜 조향’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잘못된 용어다. 

후륜 조향은 뒷바퀴만 움직여 자동차를 운전하는 방식이다. 산업현장이나 물류 창고에서 짐을 나를 때 사용하는 지게차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후륜 조향의 반대는 전륜 조향이다. 이는 앞바퀴만 조정해 방향을 잡는 형태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승용차가 전륜 조향을 장착하고 있다.

20년 전 기술 왜 지금 뜨나

반면, 4륜 조향장치는 4WS(Four Wheel Steering)를 의미한다. 네 바퀴 모두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한 자동차는 일반 자동차와는 움직임이 다르다. 물론 4륜 조향장치가 장착된 차종에 따라 적용된 기술이 다르다 보니 뒷바퀴의 조정 각도 등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제 4륜 조향장치의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럭이나 버스의 사례다. 트럭과 같은 큰 차량이 저속으로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할 때 차의 뒷부분이 중앙선을 넘어가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차를 회전을 할 때 조향이 불가능한 뒷바퀴가 끌려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트럭이나 버스가 큰 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것이 전륜 조향의 한계점이다.

하지만 4륜 조향장치를 탑재한 차량은 보다 안정적 회전이 가능하다. 저속으로 회전할 때 앞바퀴와 뒷바퀴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회전 반경을 좁히기 때문인데, 이를 역위상이라고 한다.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한 차가 좁은 주차장에서 몇번의 움직임으로 주차에 성공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가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반대다.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한 차는 고속주행 시 앞바퀴와 뒷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동위상). 이 경우는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할 때를 떠올리면 된다. 일반적인 차량은 고속 주행 중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면 차체 진행방향과 뒷바퀴의 방향이 틀어진다. 빠르게 달리던 차량이 차선을 갑자기 바꿀 때 심하게 흔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4륜 조향이 가능한 차량은 바퀴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차체가 틀어지지 않는다. 차체가 사선으로 움직이는 탓에 안정적으로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한 차는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4륜 조향장치는 차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최근에 등장한 4륜 조향장치는 이전보다 기술이 진화해 더욱 세밀한 운행이 가능해졌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장치였던 4륜 조향장치가 전자화했기 때문이다.

4륜 조향장치는 미래 모빌리티에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사진=현대모비스]
4륜 조향장치는 미래 모빌리티에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사진=현대모비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이 필요한 장치인 만큼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당연히 수리비도 비싸다. 하지만 이런 단점은 기술의 발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4륜 조향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이런 면에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가 4륜 조향장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글로벌 자동차에 국산 4륜 조향장치를 장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기술력도 뛰어나다. 제동장치나 현가장치 등에 사용하는 하드웨어적인 부품을 대신해 전선으로 모듈을 제어할 수 있는 ‘엑스 바이 와이어(X-by-Wire)’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엑스 바이 와이어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국내 4륜 조향장치 기술이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4륜 조향장치가 자동차의 안전 운행을 가능케 하는 대표 장치로 안착하길 기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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