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적극적인 한화솔루션
투자 10년 넘은 태양광은 글쎄
미국 SEMA 통과되면 기대감 커질 듯

한화솔루션은 2020년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년 동안 시장에 쏟아부은 돈만 해도 1조원이 훌쩍 넘는다. 투자의 결과는 알찼다. 한화솔루션의 매출은 2020년 9150억원에서 2021년 10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태양광 사업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인지 주가도 신통찮다. 올해는 어떨까.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태양광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사진=한화솔루션 제공]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태양광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사진=한화솔루션 제공]

한화솔루션이 공격적 투자를 펼치고 있다. 최근 2년새 기존 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투자한 돈만 1조원이 훨씬 웃돈다. 2020년 5월 호주의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스위치딘 지분(20.26%) 인수, 7월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젤리 지분(100%) 인수, 12월 미국의 고압탱크 제조사 시마론 지분(100%) 인수를 위해 수백만~수천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투자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7월 OLED 패널 소재 관련 기술을 보유한 더블유오에스 지분(100%)을 600억원에, 8월엔 프랑스 재생에너지 개발기업인 RES프랑스 지분(100%)을 7억2700만 유로(약 9785억원)에 사들였다.

9월엔 미국의 대체육류 생산업체인 뉴에이지 미츠에 2500만 달러(약 300억원)를, 11월엔 미국의 전력관리 스타트업 랜시움 테크놀러지 지분 투자에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입했다.

12월에는 삼성전기의 와이파이 모듈 사업 부문까지 인수(1000억원대 추정)했다. 한화솔루션으로선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선택한 건데, 성장잠재력 측면에선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하지만 우려도 나온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그 때문인지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도 한화솔루션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1월 12일 현재 주가는 3만9200원으로, 2021년 고점(1월 20일 5만7200원) 대비 31.5% 하락했다. 

한화솔루션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태양광 사업을 보면 이런 우려가 나올 만도 하다. 2010년부터 신사업으로 밀어붙인 태양광 사업은 시장에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미국과 독일 시장에선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5년 전인 2016년 태양광 부문 매출은 2조8710억원이었지만, 2021년 2분기와 3분기엔 각각 3조2758억원, 4조77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5년 만에 분기 매출이 연매출을 넘어선 셈이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2021년 분기별 실적을 보면 태양광 부문 영업이익은 줄곧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가량 늘어난 8000억원대를 기록할 거라는 시장의 전망이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부에서 태양광 부문을 두고 ‘애물단지’ ‘빚 좋은 개살구’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올해는 조금 다를까. 반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우선 지난해 태양광 부문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 원가 상승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난으로 중단됐던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공장들이 재가동을 시작하면서다. 원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 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관련 제품(폴리실리콘ㆍ웨이퍼ㆍ셀ㆍ모듈)에 세제 혜택을 주는 태양광 산업 육성 법안(SEMA)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면 한화솔루션은 수조원의 보조금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한화솔루션 투자자들의 눈이 미국으로 향해 있는 이유다. 

이런 시장 전망에 한화솔루션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손실을 줄이는 정도에 머물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 SEMA 법안의 효과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일부 상원의원이 반대하고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지만 법안이 통과한다면 미국 조지아에 있는 모듈공장(생산규모 1.7GW)의 생산량만큼 세금 보조를 받을 수 있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연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부문에 붙어있는 ‘애물단지’란 오명을 떨쳐낼 수 있을까.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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