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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전문점들의 웃픈 결말

이마트 전문점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퇴장한 게 많다. 삐에로쑈핑도 그중 하나다.[사진=연합뉴스]
이마트 전문점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퇴장한 게 많다. 삐에로쑈핑도 그중 하나다.[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23일, SSG랜더스가 리모델링한 SSG랜더스필드 라커룸을 공개했다. 클럽하우스·사우나 등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화려한 시설이 연일 화제를 뿌렸다.

“최고 수준으로 하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알려진 구단주 ‘용진이형(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자신의 SNS에 라커룸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홍보에 동참했다. 이마트가 인수한 SSG랜더스를 띄우는 데 ‘용진이형’이 또 나선 것이다. 

이마트는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그때마다 ‘정용진의 야심작’이란 별칭이 붙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표➊). 인천 연고의 SK와이번스를 인수해 지난해 SSG랜더스로 론칭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렸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약사가 상주하는 약국 콘셉트의 H&B스토어 ‘분스’, 각종 아시아 식품을 판매하는 그로서란트 형태의 ‘PK마켓’, 남성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던 남성 패션 편집숍 ‘쇼앤텔’, 한국판 돈키호테 ‘삐에로쑈핑’ 등은 오래가지 못하고 간판을 내렸다.

하나씩 보자. 2012년 론칭한 분스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2017년 사업을 종료했다. 그해 영국의 ‘부츠’ 독점 운영권을 얻어 H&B스토어에 재도전장을 던졌지만 이 역시 2020년 철수했다. 만물잡화점 ‘삐에로쑈핑’은 2018년 론칭해 채 2년도 되지 않아 2019년 말 폐점했다.

새 브랜드 ‘푸른밤’까지 출시하며 소주 시장을 노크했던 제주소주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2016년 인수해 4년간 670억원을 투자했지만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인지도를 넘지 못하며 지난해 3월 ‘사업 중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업들 탓에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부는 2019년 적자 규모가 866억원까지 커졌다(표➋). 결국 이마트는 2019년 강희석 대표 취임 후 전문점 효율화 작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16개에 이르던 이마트의 전문점 중 절반이 넘는 9개가 영업을 종료하고 현재 7개 사업만 운영 중이다(표➌). 선택과 집중 전략 덕에 지난해 적자를 145억원까지 줄이는 덴 성공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지우기엔 역부족이다. 


김희천 고려대(경영학) 교수는 “전문경영인은 중단기 전략을 짜고 오너 경영인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그 한계를 메워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면서 “지금 이마트에겐 그런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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