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1심 징역 10년 선고 
김유진 에이블씨엔씨 대표 | 흑자전환 성공, 매각은 글쎄…

# 1심 법원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배임, 횡령 등 죄질도 나쁘다. 한때 재계를 호령했던 박삼구(77)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렇게 법정 구속됐다. 문제는 그의 처지만큼 금호아시아나의 미래도 불투명하단 점이다. 

#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그렇게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문제는 흑자의 배경이 비용 절감에 있다는 점이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특경법 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7일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회장에게 검찰이 구형한 형량과 같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는데, 이날 선고로 보석이 취소돼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날 ▲2015년 금호터미널 등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주식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혐의(횡령) ▲2016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100%)을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에 저가(2700억원) 매각한 혐의(배임)를 유죄로 봤다. 

또한 ▲2016년 스위스 게이트 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저가(1333억원)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1600억원의 금호기업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게 한 혐의(배임) ▲2016~2017년 9개 계열사를 동원해 금호기업에 무담보 저금리로 1306억여원을 대여하게 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업 건전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경제주체들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며, 국민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쳐 엄단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박 전 회장이 ‘그룹 재건’이란 미명으로 흔들어놓은 금호아시아나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자산 기준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순위는 지난해 22위로 떨어졌고, 20조원이 넘었던 그룹 전체 매출은 7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그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와 금호리조트도 잃었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추락은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몸집은 더 작아질 전망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매출은 되레 줄었다.[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몸집은 더 작아질 전망이다.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 연속 흑자를 냈지만 매출은 되레 줄었다.[사진=뉴시스]

[김유진 에이블씨엔씨 대표]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경영을 이어갔다. 2019년 4분기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해온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흑자 전환(연결기준 영업이익 5억원)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4억원의 이익을 냈다. 특히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기준으론 8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김유진(42) 대표가 수장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일군 성과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지난 1년간 조직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에 집중했다”면서 “성장과 수익성을 균형 있게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PE가 보유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 ‘할리스’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주역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 취임으로 에이블씨엔씨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참고: IMM PE는 2017년 에이블씨엔씨 창업주 서영필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 25.5%를 1882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IMM PE의 지분율은 59.2%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경영 효율화로 흑자를 달성했지만, 매출액은 되레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6%(1424억원→1216억원) 감소했다.

주가도 부진하다. 김 대표 취임 초기인 지난해 6월 1만원대이던 주가는 현지 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같은 기간 25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44%가량 쪼그라들었다. 김 대표는 에이블씨엔씨의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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