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열정·소통의 리더 이순신➊ 프롤로그

나라가 또다시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나라밖  상황도 어지럽다. 이 때문인지 시대와 대중은 현재의 버팀목이자 미래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순신 같은 리더를 원한다. 더스쿠프가 새 기획으로 ‘통찰·열정·소통의 리더 이순신’을 다시 꺼내든 까닭이다. 이남석 발행인이 직접 펜을 들었다. 

진영논리에 휩싸인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통합의 가치다. [사진=뉴시스]
진영논리에 휩싸인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통합의 가치다. [사진=뉴시스]

2018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원칙」의 저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그는 얼마 전 자신의 두번째 역작 「변화하는 세계질서: The Changing World Order」를 통해 이렇게 진단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국가의 내부 질서는 마치 질병의 확산처럼 6단계 사이클을 밟아가며 변화한다.” 

저서에 따르면, 1단계에선 새로운 국가 질서가 생기고 참신한 지도자에게 권력이 쏠린다.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는 ‘권력통합형’이다. 당나라의 태종과 로마의 카이사르,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 프랑스의 나폴레옹, 독일의 비스마르크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쟁을 빨리 딛고 일어나 슬기롭게 재건의 시대를 연 인물들이다.

2단계에서는 자원 배분 체계와 정부의 관료제도가 만들어지고, 치밀해진다. 이어 평화와 번영의 시기인 3단계를 거쳐 ‘거품번영’으로 일컬어지는 4단계에 이르는데, 이때는 지출과 부채가 과해지고 빈부의 격차가 커진다.

4단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경제적 측면에선 재정악화와 갈등이 심화하고, 정치적·사회적으로는 혼란이 만연하며 불만이 팽배한 상태에 놓인다. 5단계에 들어선 상태인데, 이때는 강인한 성격의 포퓰리스트들이 권력을 잡는다. 권력을 쥔 지도자는 좌파일 수도, 우파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극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런 지도자들은 ‘엘리트 기득권층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국민의 축적된 불만의 감정에 호소한다. 또한 이들은 상대방의 입장에 협조적이기보단 대립을 추구하며, 포용보단 오히려 배척의 입장을 취한다. 체제보다 목표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당연히 국가는 위기를 맞는다.

이런 상태를 해결하려면 공정과 정의를 기반으로 법과 규칙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체제가 악화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까.

저서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전형적인 최악의 조합’이 구성되는 5단계 후반의 상황이다. 국가와 국민의 재정상태가 불안한 가운데, 구성원들간의 소득·부·가치관의 차이가 커져가는 데다 ‘경제적 충격을 주는 좋지 않은 사건’ 등이 발생한다. 

포퓰리즘이 성행하고 국민들의 감정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면서 언론의 왜곡과 선전 ·선동이 점점 늘어난다. 목적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은 대중의 감정을 조작해 대중의 지지를 얻고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해 종종 언론계 종사자와 협력한다.

진영간에 ‘승리’만 최후의 목적이 되면서 비윤리적인 투쟁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한다. 모든 사람이 투쟁하는 목적만 있고, 그 어떤 것도 합의하지 못한다. 

레이 달리오의 주장대로라면 5단계 후반부에는 사법제도와 경찰력을 지배하는 권력이 이를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한다. 지금의 미국이 이런 상황일 수도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6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그는 경고한다. 6단계는 혁명 또는 내전에 이르는 상태다. 전혀 생각하기 싫지만 저자는 “우리한테는 발생하지 않아”라는 착각은 금물이라고 꼬집는다. 

어찌 됐든 한국은 저자의 시선 밖에 있다. 연구 대상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은 과연 어떤가. 한국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 속에 레고랜드 사태라는 ‘경제적 충격’까지 맞았다. 또한 광화문과 용산의 집회를 보면 레이 달리오가 분석한 5단계 후반부의 정치적 상황과 전혀 어긋나 있지 않다. 

위기에 빠진 경제, 수렁에 빠진 정치. 여기에 북핵과 일본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 대만 문제 등 복잡한 외교문제까지 감안하면 한국은 모든 게 어지러운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사회는 현재 심각한 ‘리더십 실종사태’까지 겪고 있다. 자칫하면 형극荊棘의 나락에 빠질 판이다.

최근 지인이 보내준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읽으며 가뜩이나 등골이 서늘해져 있는 터에 문득 ‘이순신 리더십’이 떠올랐다. 마침 주변의 많은 이들이 “시대가 다시 불세출의 영웅 이순신을 다시 한번 더 소환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더스쿠프는 창간 초기 회당 김기환 선생의 작품인 「이순신공세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 데 이어 편저를 통해 ‘다시 보는 이순신공세가’를 연재했다. 이 연재물을 읽은 그들에겐 ‘성웅’ 이순신이 남긴 교훈과 리더십이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러 언론사 기사의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이순신의 교훈과 리더십이 자주 오르고 있다. 

이순신 리더십은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순신 리더십은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에 따라 더스쿠프는 이순신과 관련된 많은 서적을 참고서로 삼아 그의 궤적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이는 우리가 가장 이상적인 리더의 표상으로 생각하는 ‘지智·인仁·용勇’을 모두 갖춘 전인적 인간 이순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을 되새겨보자는 시도이기도 하다.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소 보여줬던 ‘유비무환有備無患의 통찰’ ‘소통과 경청’ ‘애국적 열정’으로 집약할 수 있는 그의 정신적 자산을 계승할 필요도 있다. ‘내전전야나 전쟁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이 시대를 현명하게 타개하는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일반 직장인은 물론, 공직자, MZ세대, 특히 ‘이 시대의 리더’를 자처하는 분들이 다시 한번 이순신의 리더십을 기억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펜을 집어넣는다. <다음호에 계속> 


이남석 더스쿠프 발행인
cvo@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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