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➌
리서치센터장 5人의 증시 전망
증권사 18개 평균 2084.47~2670.94
상반기 금리에 치이고 침체에 치일 듯
삼성전자 3분기 이후 투자 타이밍

2022년 국내 증시는 하락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2023년은 어떨까. 아쉽게도 전망은 밝지 않다. 갈수록 커지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계속해서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人과 함께 2023년 증시를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23년 국내 증시가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23년 국내 증시가 좁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사진=뉴시스] 

2022년 국내 주식시장은 실망과 한탄이 가득했다. 주식시장의 속절없는 하락세에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2988.77포인트에서 12월 26일 2317.14포인트로 22.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더했다. 같은 기간33.0%(1037.83포인트→694.68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과 2021년 나타났던 강세장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랐다. 이런 상황은 주가 하락 종목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2022년 주가 하락률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제약·바이오주와 게임주가 각각 8개, 5개로 가장 많았다. 하락률은 제약·바이오주 79.7%, 게임주 78.8%였다.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가상자산 관련주로 불리는 비덴트였다. 이 종목의 2022년 주가 하락률은 86. 8%(12월 26일 기준)를 기록했다. 한때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가상자산·제약·게임 관련 종목의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셈이다.

문제는 2023년이다. 주식시장이 2022년의 부진을 털고,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2023년 코스피지수를 어떻게 예상했을까.

국내 18개 증권사가 전망한 2023년 코스피지수 밴드 평균은 2084.47~2670.94포인트였다. 전망치가 가장 높은 곳은 DB금융투자(20 90~2930포인트)로 상단 기준 2930포인트를 제시했다. 저점은 1940포인트를 전망한 다올투자증권(1940~2640포인트)이었다. 

대다수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2000~2650포인트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의 부진이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기준금리 인상기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기업들의 자금난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국내 증시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은 숱하다는 이유에서다. 

[자료 | 더스쿠프 종합,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종합, 사진 | 뉴시스]

실제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 CD)는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6월 2.8%에서 9월 2.2%로 0.6%포인트 낮췄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6월)에서 0.5%로 대폭 내려 잡았다. 피치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1990년대와 비슷한 완만한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OECD는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을 수는 없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인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증시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부진한 국내 증시는 2023년 하반기에야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에 변화가 나타나면 국내 증시도 상승하겠지만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2023년 지지부진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의 변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두곤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냈다. 먼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2023년 1분기에 끝날 것이란 의견을 들어보자.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레이스를 2023년 1분기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정책 방향의 피벗은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4분기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함과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스권 흐름을 띠던 국내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나고 나면 상승 시도를 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연준의 피벗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을 5.0%로 예상하고 있다. 2023년 2~3월이면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거다. 이 때문에 2023년 상반기엔 피벗에 관한 언급이 있을 것이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금리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분석했다. “많은 사람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나타나면 금리를 낮추고 재정 정책을 쓰면 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물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지금은 사실 기준금리 정책을 바꿀 상황이 아니다. 2022년 우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중 인플레이션만 봤을 뿐이다. 인플레이션이 몰고 올 리스크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은 높지 않을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한계기업의 도산 가능성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과 경기침체의 뒤를 잇는 소비부진이 기업을 실적 부진의 늪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거다. 

고태봉 센터장의 말을 들어보자. “경기침체와 맞물릴 수밖에 없는 것이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이슈다. 가장 큰 걱정은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문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높은 금리 수준이 오랜 시간 유지되면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가계와 기업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런 약한 부분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증시와 경제도 출렁일 수 있다.” 

김형렬 센터장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인플레이션 이후 나타날 소비감소가 기업을 더 힘들게 만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형렬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이후에는 소비와 소득 감소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기업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를 겪고 있는 건설사의 부도 위험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래저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2023년 주식시장,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높은 금리 수준을 버티지 못한 한계기업이 퇴출당하고, 실적이 탄탄한 가치주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센터장들의 원픽은 반도체 관련주인 삼성전자였다. 다만, 센터장들은 투자 시점을 3분기 이후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2023년 2분기까진 삼성전자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를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반기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3분기부터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재고가 이 시점에 거의 소진됐기 때문에 신규 수주가 발생할 전망이다. 여기에 2분기부터 새로운 CPU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교체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부터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2023년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환경은 여전히 암울하다. 증시를 흔들 숱한 악재가 버티고 있는 이상 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섣부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거다. 2023년은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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