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문학에 스며든 과학 톺아보기
삶과 상처는 어떻게 문학이 되나
문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신작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곽재식 지음 | 문학수첩 펴냄 


납과 은을 분리하는 조선의 연은분리법이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와 연결될 수 있을까. SF 작가 곽재식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인류가 찾아낸 새로운 기술은 문학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을 탄생시켜 왔기 때문이다. 과학과 문학은 역사 속에서 서로 엉키고 뒹군다. 오늘의 과학은 또 어떤 내일의 문학을 만들어 낼까. 이 책으로 엿볼 수 있다. 

「가장 희미해진 사람」
김미소 지음 | 걷는사람 펴냄 


2019년 문예지 「시인수첩」의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미소 시인의 첫 시집 「가장 희미해진 사람」이 출간됐다. 책을 펴낸 걷는사람 출판사는 이 시집을 김미소 시인의 ‘처참한 고백록’이라고 평한다. 개인의 성장기와 그 고통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집이 독자를 상정하지 않고 쓴 자신을 위한 고백기 혹은 자서전으로 보이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인다. 한 사람의 상처와 삶이 어떻게 문학이 되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다.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나오미 배런 지음|어크로스 펴냄 


읽는 방식이 다채로워졌다. 종이책을 넘어서 전자책, 동영상 강의, 오디오북까지…. 당연히 ‘문해력’의 의미도 달라졌다. 과거 문해력은 읽기와 쓰기 능력을 의미했다. 지금은 디지털 정보에 접속하고 소통하기 위해 알아야 할 기술부터 사회적 맥락의 이해를 포함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문해력은 온라인과 인쇄물을 오가며 수많은 자료에 접속하고 그것을 종합적으로 비판하며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애도하는 게 일입니다」
김민석 지음|지식의숲 펴냄 


‘삶이 존엄하다면 죽음도 존엄하다.’ 이 하나의 진실을 몸소 깨달은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이른바 ‘공영장례’를 업으로 삼고 있다. 그가 공영장례를 치르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분전했던 자신의 마음을 책에 담았다. 무연의 죽음엔 애도조차 허락할 수 없는 상황을 묵도하면서 그는 ‘애도하는 일’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였다. 슬픔조차 메말라버린 시대, 삶과 죽음의 의미를 일깨운다. 

「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수오서재 펴냄 


한국 대표 배우 중 한명인 김혜자. 그는 지난 60년간 수많은 배역을 맡아 삶의 모순과 고통, 환희와 기쁨을 연기했다. 배우들에겐 존경하는 선배로, 관객들에겐 ‘국민 엄마’로 불렸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다. ‘서투르고 모자랐기에 열심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라는 거다. 이 책은 그의 연기 인생을 스스로 다룬 자전적 기록이다. 몰입과 열정, 감사와 기쁨뿐만 아니라 명성 이면에 드리운 허무와 슬픔을 고백한다. 

「푸른 독을 품는 시간」
유종 지음 | 도서출판비 펴냄


유종 시인의 첫번째 시집이다. 철도원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의 첫 시집 1부에서는 시인의 생활, 2부에서는 철도 노동자, 3부에서는 현실의 시적 사유를 담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자신의 삶으로 현실에 응전하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노동시는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 일종의 구호가 되기 일쑤지만 유종 시인의 시는 삶을 편견 없이 박제한다. 해체주의시나 서정시가 아니면서도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노동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낙타의 눈」
서정 지음 | 소명출판 펴냄 


카자흐스탄의 초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린 낙타의 눈이다. 까맣게 빛나는 그 눈을 들여다보면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만 같다. 사실 우리가 삶을 마주할 기회는 탱크 퍼레이드가 이어지는 벨라루스에서부터 폭력의 역사를 아프게 품은 쿠바까지 어디에서든 생긴다. 작가는 여행 중 만난 깊고 거대한 역사부터 타인의 삶과 맞닿았던 짧은 순간에서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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