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값에 육박 머잖아 밥값 추격
햄버거 값에 육박 머잖아 밥값 추격
  • 김미선 기자
  • 호수 38
  • 승인 2013.04.09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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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과자값 인상

제과업체들이 과자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원재료 상승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원재료값이 과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제과업체가 과자값을 올리기 위해 애먼 원재료 명분을 갖다 붙였다는 소리다.

▲ 지난해부터 과자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대부분 제과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값을 올리고 있다.
제과업체들이 제품가격 무더기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8월 해태제과는 구운감자·구운양파·맛동산 가격(권장소비자가격 기준)을 7.1% 올리고 연양갱과 자유시간은 출고가 기준으로 100원 올렸다. 같은 해 10월에는 롯데제과가 과자제품 14종의 출고가를 평균 9.4% 올렸다. 오리온은 올 2월 말 대표 과자 제품 오리지널 다이제의 개당 권장소비자가격을 1500원에서 2000원(33% 인상)으로 초코 다이제를 2000원에서 2500원(25% 인상)으로 각각 인상했다. 2008년 3월 기준으로 오리온의 오리지널 다이제 가격은 700원이었다. 5년 동안 가격이 무려 3배 가까 올랐다는 이야기다.

한 소비자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과자값이 밥값과 비슷해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며 “과자값은 벌써 햄버거값이랑 비슷하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다이제 제품 리뉴얼 과정에서 통밀 함량과 제품 용량을 늘려 g당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다”며 “각종 곡물 가격과 생산비 증가분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과업체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것을 제품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동아원·CJ제일제당·대한제분·삼양사의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9% 인상했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 이들 제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특히 과자 제품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6.9%밖에 되지 않는다. 식빵(28.1%), 라면(9.8%) 같은 가공식품과 비교하면 더욱 낮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센터에 따르면 새우깡(실제 판매가격 690원 기준)의 경우 밀가루 가격 인상분을 적용하면 적정 가격 인상률은 0.6%(4.4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과자 제품의 평균 가격 인상률인 10.7%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더구나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도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같은 3사 메이저업체가 설탕값을 4~6% 인하했지만 제과업체가 한번 올린 과자값을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소비자단체 협의회 관계자는 “(제과업체들이) 원재료값을 방패막이 삼아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권장소비자가격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6월 말 정부는 과자·라면·아이스크림을 오픈프라이스(제조업체가 제품에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최종 판매업자가 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것)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빙그레의 쟈키쟈키·베이컨칩·꽃게랑·야채타임(70g) 제품은 최근 소매점에서 평균 200원 오른 1400원에 팔리고 있다. 빙그레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임의로 삭제하고 제품을 팔고 있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각기 다른 값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권장소비자 가격표시는 강제사항이 아니다”라며 “모든 제품이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별 판매 전략에 따라 권장소비자 가격을 표기 유무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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