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4] 저성장 시대 틈새상품 투자법

틈새상품이 뜬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틈새를 찾아 투자한다고 높은 수익률이 담보되는 건 아니다. 틈새상품은 공식명칭이 아닌 탓에 되레 ‘실패 리스크’가 더 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틈새상품에 투자할 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소비자와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게 있다. 낮은 은행금리를 이길 수 있는 대안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면 ‘틈새펀드’로 거론되는 상품이 수없이 많다.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기숙사 펀드•인컴펀드•농산물펀드•럭셔리펀드•삼성그룹펀드•인프라펀드•컨슈머(소비재)펀드•해외채권DLS•딤섬펀드•유전펀드•공모주하이일드펀드•지수형월지급식ELS•절대수익형펀드•채권알파펀드•롱숏펀드•시장중립형펀드 등이다.

이 중엔 펀드 초보자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게 많을 거다. 최근에는 미국 부동산 가격지수•환율•휴대전화 할부금 단말기 채권•비즈니스호텔•비상장 기업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PB 맞춤형 사모펀드, 예금과 펀드를 조합한 ‘이자만펀드로’ ‘펀드로10’ ‘펀드로30’ ‘펀드로50’ ‘펀드로100’이라는 펀드도 등장했다.

틈새펀드의 허와 실

▲ 틈새상품에 투자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건 좋지 않은 투자태도다.
틈새펀드란 공식적인 펀드가 아니다.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가능성 있는 펀드를 찾아 투자한 후 결과가 괜찮으면 ‘틈새펀드’라는 용어를 붙인다. ‘틈새’라는 말 자체에서 보듯 이런 펀드는 주류 상품이 아니다. 또한 예상된 수익이 아니라는 뜻도 담겨 있다. 반대로 해석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아니라는 의미다. 필자는 틈새펀드를 대안•테마•구조형•맞춤형 펀드 네가지로 구분한다.

이런 틈새펀드들이 뉴스에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려는 금융권의 노력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또 다른 손실과 실망을 야기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우량주 펀드라는 일반적 펀드 종류에서 삼성그룹만 뽑아 만들면 ‘삼성그룹주펀드’라는 틈새펀드가 나온다. 통신 관련주만 모으면 ‘통신관련주 펀드’라는 틈새펀드가 생긴다. 긍정적인 시장예측과 그럴듯한 명칭만 붙이면 여기에 공감하는 투자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정 기간이 흐른 후 좋은 수익률이 나오면 ‘틈새펀드’로 떠오르는 것이다.

사실 틈새펀드라는 것은 별 게 아닐 수 있다. 가령 글로벌 경제가 불투명하면 금펀드, 자원전쟁이 심화하면 광물펀드,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면 원유펀드, 기후가 좋지 않으면 농산물 펀드가 틈새펀드로 뜬다. ‘아베노믹스’ 선언 이후 탄력을 받고 있는 일본의 명칭이 달린 펀드가 틈새펀드로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시적으로 봐도 그렇다. 기숙사형 펀드와 휴대전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펀드들이다.

 
그래서 이런 틈새펀드는 수익률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자신 있게 추천하기 어렵다. 이유는 대략 이렇다. 투자대상을 선별할 때 주식과 채권은 역관계다. 주식이 좋으면 채권이 좋지 않고, 채권이 좋으면 그 반대다. 부동산은 주식•채권과 역관계다. 주식•채권이 좋지 않으면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대상이 된다. 하지만 최근처럼 기업을 기초로 하는 주식•채권의 상황이 좋지 않고, 부동산마저 침체돼 있으면 투자대상을 찾기 모호해진다. 그래서 나타난 게 듣지도 보지도 못한 투자대상, ‘틈새펀드’인 것이다. 대안펀드와 테마펀드가 대표적 사례다.

이런 이유에서 틈새펀드는 성공할 확률이 낮다. 예컨대 기숙사 펀드•럭셔리펀드•딤섬펀드•유전펀드는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기본적인 부분’을 체크하기 어렵다. 시장상황을 예측하고 투자의사결정을 하는데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 당연히 실패 확률이 커진다.

수익과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분산투자 개념으로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경제 흐름이 요즘처럼 복잡하면 효율적이지 않다. 분산투자를 한다고 해도 무엇이 좋은지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투자대상보다는 투자방법을 다변화하는 게 옳다. 주식•채권에 옵션 등의 파생상품을 결합해 수익과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는 게 대표적 예다.

예금과 분할매수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는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것에 비해 기대수익이 낮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다. 특히 60대 이상의 목돈 운영자나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틈새펀드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은 최소한 몇가지 유의사항쯤은 기억하자. 첫째, 투자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대안•테마펀드는 투자금액의 10~20%에서 선택해야 한다.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잘 되면 다행이고 안 되도 손해는 아니다는 관념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원금의 손해는 감수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추격매수는 절대 금해야 한다.

둘째, 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하고 성공확률이 높은 틈새펀드를 골라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자방법을 다양화하라는 것이다. 물론 파생상품이 결합돼 있다면 내용을 숙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익과 위험의 변동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귀 기울여 설명을 들으면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초저금리 시대의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틈새펀드, 추격매수는 금물

투자자의 재산은 경험이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틈새펀드를 재테크 수단으로 잘 활용하려면 노력해야 할 게 이처럼 많다. 어찌됐든 중요한 건 실행이다. 10만원, 100만원으로 투자해 성공하면 기쁨이다. 그렇다고 실패를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성공이든 실패든 투자의 경험은 100세 시대의 소중한 재산이 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손실은 또 다른 손실을 부를 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특히 ‘틈새’라는 말이 붙어 있다고 무조건 ‘좋은 수익률’을 담보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어떤 투자상품이든 리스크는 있게 마련이다.
조경만 대표(엉클조)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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