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나라」

‘여승무원 폭행사건’ ‘남양유업 사태’가 잇따라 터지며 ‘갑甲의 횡포’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갑’과 ‘을乙’은 계약서를 쓸 때 계약 당사자를 순서대로 지칭하는 법률용어일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에선 갑을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국의 갑을관계는 왜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걸까. 무슨 이유로 ‘상하•주종관계’로 왜곡된 것일까.

                                        ▲ 강준만 저|인물과사상사


저자는 한국의 특별한 역사적 배경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조선시대의 관존민비 인식이 지금까지 이어진 탓이라는 거다. 저자는 갑과 을을 연결하는 ‘브로커’, 뇌물과 경계가 모호한 ‘선물관행’을 갑을관계에서 파생된 사회현상이라고 꼬집으면서 이들의 실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더 나아가 ‘갑질’에 시달려온 을의 반란을 역사적 관점에서 소개한다.

저자는 “을의 반란이 증오를 끝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맥락에서 을의 반란은 진정한 시대정신”이라고 말한다. 갑을관계의 절단을 꾀하는 을의 반란을 왜곡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을이 반란을 일으켜야 한국사회를 왜곡한 갑이 정신을 바짝 차린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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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지긋지긋 월요병」
사사키 켄지 저, 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많은 직장인을 괴롭히는 ‘월요병’. 기업 카운슬러로 직장인의 심리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주력해 온 저자는 월요일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직장인을 위해 스트레스 해소법과 의욕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해주는 사고법을 소개한다. 직장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호흡법과 기분전환체조법도 제시한다.

「B끕 언어」
권희린 저 | 네시간

언어파괴의 대명사로 꼽히는 비속어에 대한 고찰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비속어를 ‘B끕 언어’로 칭하고, 정확한 의미를 잘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비속어는 무조건 근절해야 하는 부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삶을 유쾌하게 만드는 조미료라고 말한다. 비속어의 어원과 의미를 밝히고 쓰지 않았으면 하는 비속어를 대체할 수 있는 말도 함께 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함성호 저 | 보랏빛소

본업인 시와 건축 이외에도 영화 비평, 공연•전시 기획 등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틈틈이 쓰고 그린 카툰 에세이다.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저자의 명성에 걸맞게 만화•건축•음악•여행•시•영화 등 수많은 예술영역을 넘나든다. 책 곳곳에 그려진 익살스런 삽화는 한층 기운을 불어넣는다. 깊이 있는 인문학적 성찰을 엿볼 수 있다.
정소담 인턴기자 cindy@thescoop.co.kr|@cindyd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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