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필요한 오픈마켓

오픈마켓의 수익이 갈수록 줄고 있다. 여러 판매업자를 한데 모아놓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전혀 새롭지 않아서다. 온라인몰을 강화하는 대형마트·홈쇼핑·소셜커머스의 공세도 뜨겁다. 온라인몰의 대표주자 ‘오픈(Open)마켓’, 이제 닫아야(Closed) 할 때인가.

▲ 오픈마켓의 독주가 사실상 끝났다. 제 2, 제 3의 경쟁자들이 뛰어들고 있어서다.
오픈마켓의 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G마켓과 옥션의 운영사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2010년 700억원을 넘어섰던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93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수익감소의 이유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첫째는 치열해진 경쟁이다. 대형마트는 물론 홈쇼핑까지 온라인몰을 강화하면서 오픈마켓의 입지가 좁아졌다. 농협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온라인몰 매출은 전년 대비 66.5% 성장했다.
 
홈플러스몰과 롯데마트몰의 매출은 같은 기간 43.5%, 88.1% 늘어났다. 이정희 중앙대(경제학) 교수는 “최근 각종 규제로 발목 잡힌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오픈마켓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경우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이나 회원카드 적립 연계 등을 활용한 온라인몰로 오픈마켓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론칭 초기 서비스 쿠폰 판매만 하던 소셜커머스 업체가 최근 들어 일반제품을 판매를강화하고 있는 것도 온라인몰을 위축시키고 있다. 티켓몬스터와 쿠팡의 일반제품 판매 비중은 전체의 70%에 달한다.

오픈마켓에 건강 관련 상품을 팔아왔다는 한 판매업자는 “오픈마켓에 제품을 팔려면 키워드 상위노출을 위한 광고비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가격을 싸게 내놓는 대신 별다른 광고비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마켓은 직접 상품 정보를 올려야 하지만 소셜커머스는 알아서 올려 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과 무관치 않다. 지마켓·옥션·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은 전자상거래법상 판매자가 상품정보를 직접 등록해야 한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다르다. 상품 판매를 위한 콘텐트를 직접 제작해준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 팔아도 콘텐트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더구나 오픈마켓과 비교해 짧은 시간에 적은 수량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소셜커머스의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판매상품의 콘텐트를 꾸미고 올려주는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만 200명 정도 된다”며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상품을 노출해주는 데다 콘텐트까지 꾸며주니 판매자들이 몰리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초기 오픈마켓의 성장은 무서웠다. 온라인몰 하면 오픈마켓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소셜커머스, 대형마트는 물론 홈쇼핑까지 온라인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정희 교수는 “판매자들을 모아놓고 물건을 파는 오픈마켓의 거래 형태가 초기 각광받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식상해진 부분이 있다”며 “치열해진 온라인몰 경쟁구도에서 오픈마켓이 살아나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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