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욕심 줄이는 게 상생 첫발”
“마진 욕심 줄이는 게 상생 첫발”
  • 김미선 기자
  • 호수 62
  • 승인 2013.10.11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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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튜 클락 써브웨이 코리아 지사장

글로벌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의 콘셉트는 ‘선택’이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로선 낯선 풍경이다. 써브웨이가 한국시장에서 돋보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써브웨이 매장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 중심엔 ‘지한파’ 콜린 매튜 클락 써브웨이 코리아 지사장이 있다. 그를 만났다.

▲ 콜린 매튜 클락 써브웨이 코리아 지사장은 "가맹점주와 수시로 의견을 나누면서 써브웨이 코리아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써브웨이는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다. 정확히 말하면 퀵서비스 레스토랑이다. 빠르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맥도날드, 버거킹과 비슷하지만 확실하게 다른 게 있다. ‘신선함’을 콘셉트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써브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원하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미국인이 써브웨이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의 써브웨이의 경우, 샌드위치 메뉴는 19개다. 주문만 하면 선택의 순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메뉴를 고르면 6종의 빵 가운데 원하는 것부터 골라야 한다.

그러면 직원이 이렇게 묻는다. ‘야채 다 넣으시나요?’ 양상추·토마토·피망·올리브·할라피뇨 등의 야채 중 빼고 싶은 것을 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소스를 고르면 주문이 끝난다. 소스는 총 12가지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에게 ‘선택’은 익숙하지 않은 콘셉트다. 써브웨이가 한국시장에서 글로벌 명성만큼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 나라마다 마케팅 포인트가 달라야 하지 않나. 한국 소비자들은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 아닌가.
“한국 써브웨이 매장에 가면 ‘어떤 야채를 넣어 달라’고 묻지 않고 빼고 싶은 야채가 무엇인지 묻는다. 미국에서는 다르다. ‘원하는 야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한국 써브웨이에서는 주문 먼저 한 다음 계산을 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음을 인지시키기 위한 장치다.”

 
✚ 써브웨이는 패스트푸드점 부문에서 세계시장점유율 1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명성만큼 매장수가 많지 않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 사실을 아는가? 미국에는 써브웨이 매장이 2만8000여개나 있다. 그런데 가장 많이 제기되는 불만이 ‘내 주변에 써브웨이가 없다’는 거다. 한국에 매장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장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64개 매장 가운데 10개를 올해 오픈했다.”

써브웨이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4년의 일이다. 올해로 20년째다. 20년 동안 매장을 64개를 열었으니, 1년에 단 3.4개를 오픈한 셈이다. 출점속도가 상당히 더뎠다는 이야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써브웨이는 한국시장에 ‘내셔널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다. 본사가 해외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 파트너에게 브랜드 사업권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업자의 역량이 부족하면 그만큼 매장수를 빠르게 늘리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써브웨이는 2000년 한국시장에서의 전략을 ‘DA(Development Agent)시스템’으로 바꿨다. DA는 특정상권의 개발사업권을 갖는 개발담당자를 뜻한다. DA는 자신이 맡은 상권에 매장을 추가 오픈하거나 점포당 매출이 잘 나오면 수익을 챙겨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됐다. 써브웨이가 2006년 한국지사를 세우고 DA를 관리·감독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이유다. DA를 관리·감독 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콜린 매튜 클락 지사장이다.

 
✚ 맥도날드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도 DA시스템으로 운영되는가.
“맥도날드는 본사 직원들이 매장 3~4개를 담당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이곳 직원들은 열심히 한다고 특별히 보상을 받지 않는다. 써브웨이의 DA는 자신이 열심히 한 만큼 더 많이 받아가는 구조다. 써브웨이가 전 세계 4만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DA시스템 덕분이다.”

✚ 하지만 시스템보다 중요한 건 품질이다. 맛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시스템을 바꿔더라도 출점속도가 빨라지기 어렵다.
“물론이다. 써브웨이 한국매장들은 미국 써브웨이와 동일한 맛을 내기 위해 소스·빵·햄 등의 식재료를 미국 본사 정품만 사용한다. 서브웨이가 요구하는 스펙대로 가는 거다. 물론 한국 식품 안전·위생 규정에 맞는 경우에 한해서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에서 온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국 써브웨이 샌드위치 맛과 똑같다고 말하더라. 동일한 맛을 내는 건 우리의 첫째 목표다.”

✚ 미국식으로 한국시장을 관리한다?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입맛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써브웨이코리아 지사장에 도전한 계기가 이 질문과 연관이 있다. 한국의 써브웨이는 매장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먹던 맛과도 달랐다. 뭔가 이상했다. 마침 본사에서 한국 지사 진출을 위해 지사장을 뽑았고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는 12년 정도 살았는데 당시 LG전자 인사팀에 근무하고 있었다. 지원서에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먹던 써브웨이가 그립다. 미국에서 먹던 그런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 내가 그렇게 만들겠다….’”

가맹점주와 수시로 의견 교환

✚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보다 써브웨이의 정통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건가.
“그렇다. 샌드위치의 기본은 신선한 재료와 맛 좋은 소스다. 고객에게 ‘선택의 장’을 열어줬기 때문에 입맛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신선도다.”

✚ 식재료를 미국 본사 정품만 사용한다고 말했는데. 그럼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나.
“그렇지 않다. 신선함이 절대적인 기준인 야채는 한국에서 공급한다.”

✚ 식재료는 미국의 스펙을 따른다고 했지만 마케팅 전략은 한국식으로 펼치는 것 같은데. 써브웨이의 빵 봉투가 미국과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잘 봤다. 써브웨이의 빵 사이즈는 6·12인치 두 가지다. 빵이 길다 보니 일반 봉투에 넣어 움직이면 이동 중에 소스나 내용물이 흐트러질 수 있다. 빵 사이즈에 맞게 봉투를 제작하게 된 이유다. 한국 사람들은 포장이나 외관을 중요시 여기는 것도 이유다. 처음 본사는 이런 내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샌드위치 속 내용물만 좋으면 된다는 거였다. 결국 설득 끝에 내가 주장했던 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 가맹점 오픈을 위한 특별한 기준이 있나.
“우리와 한배를 탈 수 있는지부터 본다. 창업자 역시 써브웨이와 잘 맞는지 스스로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예비가맹점주가 원한다면 계약 전에 2주 정도 써브웨이 매장에서 매니저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되면 계약을 한다.”

▲ 써브웨이의 장점은 빵, 야채, 소스를 소비자가 원하는 데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국은 프랜차이즈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대부분 본사(갑)의 횡포와 관련된 것들이다.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써브웨이는 식자재·물류·인테리어 부문에서 마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특히 가맹계약기간은 20년, 리모델링 기간은 7년 단위다. 써브웨이는 DA·가맹점주·본사가 함께 가는 시스템이다.”

✚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사용하나.
“가맹점주는 매출의 4.5%를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한다. 하지만 써브웨이의 광고를 결정하는 주체는 가맹점주다. 광고비용을 집행하려면 점주 대표 5명으로 구성된 ‘써브웨이 광고위원회’의 투표를 거쳐야 한다.”

✚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실제 대부분 가맹점주들이 내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다. 불만이든 개선요구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 DA·가맹점주·본사가 한배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으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 @story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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