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 업종 ‘부활 키워드’

▲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음식료 업종은 중국시장이 활기를 찾으면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해 4분기 이후 음식료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올해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적이 개선될 만한 근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곡물 원재료비 하락, 제품 판매가 인상가능성, 중국시장 성장 등이 음식료업 부활의 세가지 키워드다.

올해 음식료업의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곡물가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원재료 투입단가가 상승해 실적이 감소했다. 내수소비 둔화와 유통채널의 규제도 실적악화에 한몫했다.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 기업들도 중국 내수소비 둔화와 유통업계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기대치를 넘지 못했다.

그 결과, 올해 4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던 음식료업종은 5월 이후 지속적인 지수하락세를 겪고 있다. 대형주의 주가는 물론 4월까지 지수상승을 주도했던 중소형주의 주가도 동반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2014년에는 올해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펀더멘털 변수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는 곡물 생산량 증가의 영향으로 곡물원재료 가격의 하향안정화가 예상돼서다.

2014년 음식료업종의 키워드는 회복이다. 음식료 업종의 상승세를 이끌 ‘회복’ 요인은 모두 세가지다. 첫째 키워드는 곡물 원재료비 하락에 따른 ‘총이익률의 회복’이다. 곡물원재료 비중이 높은 전분당ㆍ제분 등 소재식품 업체와 원두커피 사용업체의 마진 회복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둘째 키워드는 ‘가격전가력’이다. 이는 원재료 비용상승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올해는 원재료비 안정화의 영향으로 판매가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유가공업계의 가격전가력은 회복되는 모습이다. 원재료비 압박이 높아진 라면ㆍ제빵업계의 판매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셋째 키워드는 ‘중국사업 성장세’다. 중국의 경기회복과 새 정부의 정책 방향성 정립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한 기업의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다.

미국농무부(USDA)에 따르면 2013~2014년 곡물별 생산량은 소맥 7.8%, 옥수수 11.6%, 대두 5.8% 증가가 예상된다. 곡물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고율은 곡물 생산량 증가에 따라 옥수수는 1.9% 늘어난 17.6%, 대두는 26.0%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곡물 선물가 수준이 지속된다면 2014년 곡물 투입단가 예상치는 전년 대비 원당 마이너스 6%, 소맥 마이너스 9%, 옥수수 마이너스 22%, 대두 마이너스 12%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분업체의 소맥 투입가격은 2012년 수준으로 낮아져 7%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 투입가격은 2010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 전분당업체의 수익률은 10~14%로 높아질 전망이다.

환율의 하향안정화도 수입원재료비 개선과 외화환산소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되고, 한국경제의 상대적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연중 고점에서 8% 이상 하락한 1060원 내외를 기록 중이다. 내년 원ㆍ달러 환율은 1분기에 상승했다가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돼 원재료 수입비중이 큰 음식료 업종의 이익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대치 밑도는 실적, 2014년엔 ‘맑음?’

음식료의 양적 증감을 나타내는 식료품 출하지수 증감률은 올해 2분기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둔화에 따른 내수소비 부진, 마트휴무 확대, 대리점 밀어내기 이슈화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2014년에는 부진 요인이 제한적이고 민간소비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음식료품의 양적 회복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증감률은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시작된 지난해 2분기 이후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ㆍ편의점ㆍ온라인 쇼핑몰 같은 다른 채널의 식품 매출은 올해 들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가 마트휴무에 적응하는 소비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해 대형마트의 식품매출도 2014년 이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촉진 목적에서 벗어난 무반품ㆍ재고소진 장려금 등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위반시 매출의 60%를 과징금으로 징수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체가 판촉노력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것에 대한 성과장려금, 특정 상품을 좋은 위치에 진열 할 때의 진열 장려금, 신상품 판매에 따른 신상품 입점 장려금 등은 인정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가 실직 납품가를 낮춰 제조업체의 마진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도시화와 소득증가의 영향으로 중국의 음식소비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도시화율은 52%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도시화율을 60~6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시화는 가공식품과 외식 등 식생활의 외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도시화는 대량소비를 위한 유통채널ㆍ교통ㆍ정보 인프라를 성장시켜 식품소비 증가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 2014년에는 곡물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내수소비는 소득 3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섰던 1986년부터 1만2000달러에 이른 1996년까지 10년간 1인당 식품소비액이 연평균 10%씩 증가했다. 중국은 2008년에 3000달러를 돌파했고 현재는 5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품소비를 비롯한 내수소비는 연평균 17%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 1만2000달러 진입이 예상되는 2020년까지 식품소비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료업 회복기조 ‘뚜렷’

국내 증시에서 음식료업종 지수는 11월 8일 현재 3671로, 4월 말 고점 대비 19% 가량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1.1%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음식료업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민감 업종 등 다른 산업분야의 매력에 묻힌 측면이 많다. 이런 영향으로 음식료 업종의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그 결과, 음식료 업종의 실적 대비 주가수익률(PER)은 17.0배로 고점 수준인 17.2배와 큰 차이가 없다. 코스피의 9.6배 대비 프리미엄도 76%로 높은 편이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높아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음식료업의 회복기조와 2014년 실적개선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하기 때문에 음식료업 관련주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은 옥수수 가격하락으로 수익성 회복이 예상되는 대상, 유통제고 조정 마무리와 신공장 가동으로 중국사업 성장세 회복이 기대되는 오리온, 중국 소비증가와 채널다각화에 따른 중국 분유 사업 성장성이 돋보이는 매일유업 등이다.
우원성 키움증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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