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그룹 연말인사 키워드

▲ 삼성은 계열사 간 사업구조 개편으로 올 연말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올 연말엔 그저 조용히….’ 재계가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잔뜩 움츠리고 있다. 이전엔 대규모 ‘승진잔치’를 벌이는 기업도 많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한국경제가 경기침체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제민주화’ 바람도 아직은 꺼지지 않고 있어서다. 국내 주요그룹의 연말 인사를 전망해 봤다.

올해 재계의 연말 인사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경영실적이 부진했거나, 사업구조를 개편한 그룹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총수 공백으로 방향타를 잡기 어려운 SKㆍCJㆍ한화 등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 임원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잇따른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오너 3세의 승진 여부가 관심이다. 최근 삼성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고, 삼성SDS와 삼성SNS를 합병하는 등 계열사간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제일모직 패션이 에버랜드로 이관되면서 패션사업을 맡아온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 부사장은 3년 동안 부사장 직책을 유지한 데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다른 계열사에 전파하는 차원에서 삼성 임직원들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핵심 임원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전기에 각각 배치해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 총수 공백으로 SKㆍCJㆍ한화 등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뉴시스)
LG그룹은 올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신통치 않아 대규모 ‘승진 잔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 수장을 교체하지는 않겠지만 젊은 임원을 깜짝 발탁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으로 따라 이뤄진다”며 “누가 시장 선도를 위해 치열하게 도전했는지도 평가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대규모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회사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품질 경영’을 강조해온 현대차가 올해는 품질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싼타페에 물이 새는 일명 ‘수水타페’ 사건이 발생했고, 해외시장에서는 리콜 사태가 이어졌다. 10월 말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인 컨슈머리포트의 신차 품질 신뢰도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21위, 6계단 내려간 16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대규모 ‘문책성 인사’ 예상

현대차는 11월 11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을 경질하며 ‘수타페’ 오명을 벗어버리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권 사장과 함께 김용칠 부사장(설계담당), 김상기 전무(전자기술센터장)의 사표도 함께 수리했다.

12월 인사에서도 연구개발(R&D)과 품질 부문에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부회장 등 고위급에 대한 인사도 있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단연 포스코의 인사가 화두다. 업계에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준양 회장의 후임이 선임될 때까지 임원인사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 3월 이미 한 차례 소폭 인사를 낸 만큼 신임 CEO 선임 이후에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SK그룹은 12월 중순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계열사별 독립경영 강화를 골자로 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가 운영된 첫해인 만큼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올해 2월 SKㆍSK해운ㆍSK네트웍스ㆍSK E&S 등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GS그룹은 12월 초 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GS는 최근 3년간 12월초 인사를 단행해왔다. 한편에선 해외사업 실적이 악화된 GS건설 임원 중심의 물갈이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CEO 교체에 따른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던 만큼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화그룹의 인사 시기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한화는 보통 연초 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구체적인 인사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예년보다 늦은 4월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김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월 이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Kㆍ한화 등 인사폭 크지 않을 듯

한진그룹은 통상 12월 혹은 1월 초에 임원 임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경우 올해 초 조양호 회장 자녀 3남매(조현아ㆍ원태ㆍ현민)가 대한항공의 부사장과 상무로 나란히 승진해 이번 인사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가는 인사철을 조용히 보낼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 인사를 했지만 올해는 인사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인사 대상자가 많지 않은 데다 지난 국감에서 불공정 거래 이슈로 몸살을 앓은 터라 떠들썩한 승진 잔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 CJ그룹은 연말 인사가 없다. 롯데는 본래 2월 초 임원급 인사를, 4월 내부 부장급 인사를 단행한다. CJ그룹은 11월 30일 임원 정기 인사를 실시해 연말 인사를 하지 않는다.
김민자 뉴시스 기자 rululu2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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