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몽 1꽃의 여백은 죽은 나비들에 대한 추억으로 채워져 있고 죽은 나비들은 모두가 책이 되었다, 누가 그걸 펼쳐 읽을 것인가 늙은 개의 콧잔등에 앉은 저 산제비나비의 표정은 알 수가 없다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비는 천천히 춤을 풀었다 그 안에는 신비하게도 파랑이 숨어 있다2향기의 침묵沈默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녔다 날개는 너무나 약해 바람을 잡을 수 없고, 꽃의 심지에 붙은 불을 끌 수도 없다 오늘도 부드러운 꽃의 음자리를 배열해주는 나비는 하나의 악기가 되었다 발끝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 나비의 감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턴트맨이자 운전기사로 근근이 살아가는 클리프(브래드 피트)는 어느 날 촬영장에서 당시의 ‘핫’한 스타 이소룡과 만난다. 영화란 가상세계에서 이소룡은 천하무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이소룡은 ‘알리도 이길 수 있다’며 허세를 떨고, ‘전쟁 영웅’ 클리프와 한판 붙는다. 현실세계에서도 이소룡은 무적이었을까. 릭 달튼과 클리프와 만났을 때 이소룡은 떠오르는 배우였다. 1960년대 인기 미드 ‘그린 호넷(Green Hornet)’에서 도시의 모든 악당을 족집게처럼 찾아내 ‘혼쭐’내주는 히어로 레이드(Re
지난 10일,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시와희곡” 2호가 출간되었다. 대한민국 문학관 최초의 문학잡지인 “시와희곡”은 근대 낭만주의 문학과 신극 운동을 이끌었던 노작 홍사용의 문학사적 업적을 두루 발굴하고 계승하기 위해 시와 희곡을 중심으로 기획된 문예지다. 또한 “시와희곡”은 신도시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신도시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화성의 모습을 여러 문사文士들의 구술을 통해 복기하는 등 지역 문화와 사람 냄새가 어우러진 지면을 꾸려나가고 있다.올해로 19회를 맞이한 노작문학상은 전동균 시인에게 돌아갔다. 전동균 시인은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스키와 보드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한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숙박시설 지하에 놀이공원을 조성하는가 싶더니 이젠 리조트 뒷산에 ‘호랑이’까지 풀어놨다. 물론 진짜 호랑이는 아니다. CJ헬로의 아이디어와 기획, 파나소닉의 프로젝터 기술, 대명리조트의 인프라를 조합해 탄생한 ‘미디어 파사드 호랑이’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딸과 함께 가봤다.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 어둠이 깔리면 그 사람 많던 워터파크도 문을 닫는다. 골프장도, 객실 지하에 있는 놀이시설도 종료된다. 그럼 이제 숙소에서 대충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2010)’은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The Matrixㆍ1999)’와 묘하게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두 영화 모두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애매하고, 서로 어지럽게 뒤엉켜 혼란스럽다. 그러나 매트릭스의 가상세계가 인간이 창조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창출한 공간이라면, 인셉션의 가상세계는 인간
프랑스 철학자 쟝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21세기에 이른 세계가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인 ‘시뮬라시옹(simulation)의 세계’로 달려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중국 고대 사상가 장주莊周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몰랐을 2500년 전, 이미 시뮬라시옹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