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2월 증시 투자전략

▲ 증시 조정기에는 보수적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유효하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미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등 여러 악재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의 늪에 다시 빠졌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한편에선 ‘아르헨티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아르헨티나 CDS와 S&P500지수의 추이가 묘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1월 국내 증시는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대내적으론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지수 상승을 가로막았다. 1월 실적을 발표한 72개 기업 중 77.8%에 달하는 56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고, 총 영업이익도 예상치의 70%선에 머물렀다. 대외적으론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아르헨티나 통화 위기 등이 문제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결국 코스피지수는 1월에만 3.5%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반전의 계기로 삼을 만한 카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2월 중순까지는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1월의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2월 실적 역시 신통치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행으로 신흥국 전반에 불안 심리가 깔리고 있다. 1월 투자자가 느낀 신흥국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현재 시점에서 고민할 문제는 주식비중을 언제 확대하느냐, 그렇다면 매수대상과 업종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다. 반등을 대비해 투자전략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일단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약화됐다. 연초 이후 진행된 글로벌 증시 조정의 영향에서다. 이런 약화현상은 짧은 시간 안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 글로벌 뮤추얼 펀드에서 신흥국 펀드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언제 살아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시기를 예상하기보다 상황을 고려해 대응을 하는 게 유효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준점이 필요한데, 아르헨티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적절하다. 신흥국 위기를 불러온 아르헨티나의 상황부터 진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2년 이후 아르헨티나 CDS 프리미엄의 하락과 미국 S&P500지수의 반등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CDS 프리미엄 지수가 떨어지면 S&P500지수가 상승세를 탔다는 얘기다. 아르헨티나 CDS 프리미엄 주기를 고려했을 때 S&P지수는 2월 중순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전망일 뿐이다. 보다 안전한 전략을 꾀하고 싶다면 바닥을 확인한 후 접근하는 게 좋다. 서둘러 주식을 사들일 이유가 없다는 거다.

증시의 추가조정이 이뤄진다면 1차 매수 가이드라인은 코스피 1850포인트선이 될 것이다. 최대 마지노선은 12개월 과거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1배를 적용한 1800포인트가 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1800포인트 이하는 ‘확실한 매수’ 영역으로 봐야 한다. 다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고 주가반등이 진행될 때 사야 할 종목을 생각해 둬야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낙폭 과대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사실 낙폭 과대주에 투자하는 전략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지수가 지나치게 하락한 업종이나 종목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지수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그보다 훨씬 크게 떨어진 업종이나 종목은 고유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이 선뜻 와닿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낙폭 과대주 전략은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낙폭 과대주 투자, 관심 가질 만

지수가 급락한 이후 반등하는 과정에선 ‘하락이유’보다는 ‘가격논리’가 우선적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낙폭 과대주는 관심을 받을 공산이 크다. 2003년 이후 코스피가 3.5% 이상 하락한 다음달을 대상으로 낙폭 과대주의 투자성과를 살펴봤다. 2003년 이후 총 29차례 사례가 발견됐는데, 1~5분위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직전월 대비)은 각각 0.9%, 1.2%, 1.9%, 1.3%, 2.5%를 기록했다.
 
낙폭 과대주가 속하는 5분위 포트폴리오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또한 5분위 포트폴리오는 총 29차례 중 16번에 걸쳐 코스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냈다. 코스피가 3.5%이상 하락한 이후 반등 국면에서의 낙폭 과대주의 성과는 더욱 우수했다. 코스피가 3.5%이상 하락하는 상황이 2개월 이상 이어지지 않은 경우 1~5분위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각각 3.4%, 4.0%, 4.8%, 7.1%를 기록했다.
 
업종 수익률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코스피가 3.5%이상 하락한 다음달 20개 업종 지수를 직전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5개 분위로 나눠 동일가중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1~5분위 수익률은 각각 1.1%, 0.8%, 1.5%, 2.9%, 2.5%로 나타났다. 직전월 수익률이 부진했던 업종들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이처럼 종목과 업종을 대상으로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지수가 급락한 이후 낙폭 과대주 투자는 유용한 투자 전략임을 알 수 있다. 2월 중순 이후 지수 전환점에서 낙폭 과대주에 대한 투자는 유용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증권 수석연구원 ulrich@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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