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 인 | 폼페이 : 최후의 날

로마 상류계급 사람들이 앞다퉈 별장을 짓고 멋진 경관을 자랑하던 항구도시 폼페이! 그 아름다운 도시가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단 18시간 만에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 화산의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만 배에 가까운 힘이라고 하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감히 상상할 수 있겠다.

▲ 폼페이의 스틸컷.[사진=더스쿠프 포토]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바다는 나폴리 해변에 쓰나미를 불러 왔고 순식간에 폼페이를 덮친다.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화산재와 용암이 폼페이를 뒤덮고 만다. 시간이 멈춘 도시 폼페이에서 1592년 한 농부가 우물을 파면서 우연히 ‘인간화석’이 발굴됐다.  폼페이의 유적들이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할리우드의 프로듀서 제레미 볼트는 이런 극적인 폼페이의 스토리가 영화로 제작되기에 충분한 소재라고 판단했다.

그는 ‘레지던트 이블’ ‘데스 레이스’ ‘삼총사 3D’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폴 W.S.앤더슨 감독, ‘셜록 홈즈’의 각본가 마이클 로버트 존슨과 함께 역사적 실화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폼페이:최후의 날’을 재창조해냈다.  6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공간·의상·미술·소품 하나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리얼한 시대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유물로 꽉 찬 박물관과 몇 t에 달하는 문서들을 모두 조사해 수십년간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모든 것을 참고해 세트 제작이 이뤄졌다. 도로용 자갈도 실제 폼페이와 똑같은 모습으로 구현하기 위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됐다고 한다. 킷 해링턴, 에밀링 브라우닝, 키퍼 서덜랜드, 캐리 앤 모스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킷 해링턴은 어릴 때 부모를 잃고 노예로 팔려가서 부모의 복수를 꿈꾸는 노예 검투사 ‘마일로’로, 에밀리 브라우닝은 마일로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폼페이 영주의 딸 ‘카시아’로 출연해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를 보여준다. 키퍼 서덜랜드는 부패한 로마 상원의원으로 ‘마일로’의 부모를 살해하고 엄청난 부와 높은 신분을 이용해 폼페이의 영주 딸인 ‘카시아’와 정략결혼을 강요하는 인물로 나온다.

할리우드 최정상 특수효과 팀이 참여해 베수비오 화산 폭발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 대폭발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도시 상황은 물론, 맹렬한 기세로 분출하는 용암과 화산재가 도시 전체를 위협하는 장면은 마치 화산 폭발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화산 폭발의 여파로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이 폼페이를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과정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규모와 속도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완성도 높은 재난 블록버스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도시 폼페이와 무서운 화산폭발,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멋지게 보여주며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폼페이:최후의 날’은 볼거리 가득한 재난 블록버스터로서 기대감을 충족해 준다.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guhs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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