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제조업체 신원

신원은 2011년 베트남 생산라인을 크게 늘렸다. 한마디로 ‘올인’을 했다. 단기적자를 감수하고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이 요즘 먹히고 있다. 베트남이 주요 의류생산국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미국과 베트남의 TPP(환태평양 동반자 협정) 체결이 임박한 것도 호재다.

▲ 미국과 베트남의 TPP가 체결되면서 신원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신원의 베트남 공장 모습.[사진=신원 제공]
션업체 신원은 의류브랜드 베스띠벨리, SI(이상 국내브랜드), 2011년 신규 론칭한 이사베이, 반하트 디 알바자(이상 수입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패션시장에서의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회사의 국내 패션부문 매출 비중은 2012년 47.4%에서 지난해 44%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SPA 브랜드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신원은 국내 패션부문에서 줄어든 매출은 해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통해 상쇄를 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신원의 OEM 사업 확대노력이 ‘도전적’이라는 것이다. 2011년 신원은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과 달리 해외생산라인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베트남 하노이 80개, 인도네시아 26개 등이다. 경쟁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신규라인을 증설할 땐 생산수율(원재료 투입 대비 제품생산)을 확인하며 단계별로 투자를 한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해외생산라인을 단번에 확충한 신원은 당연히 단기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 회사가 OEM 부문에서 2011년 39억원(개별), 2014년 44억원(연결)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단기손실요인이 사라지면 실적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원의 최근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 5897억원, 영업이익 83억원 영업이익률은 2012년보다 1.3%포인트 개선된 1.4%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해외 OEM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했다. 지난해 의류 업황이 신통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표다. 특히 생산수율이 향상되면서 적자폭이 줄어든 것은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이 4%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원이 베트남 생산라인을 무려 80개나 증설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의류업체는 최근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선호한다.
 
 
상대적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서다. 미 상무부는 의류 수입국 중 중국 비중이 감소하고 베트남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의 주요 의류수입 국가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던 국가는 베트남이다. 만약 미국과 베트남이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TPP)을 체결하면 베트남 비중은 더 증가할 것이다. 양국 간 TPP 협상이 체결되면 미국의 베트남 의류제품 수입비중은 현재 10% 수준에서 3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트남의 주요 산업인 섬유부문이 TPP 협상 타결 때 최대 수혜업종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등 주변국 섬유업체들이 베트남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이런 상황은 신원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생산라인 확충으로 원재료 조달이 용의해져서다.
한상준 키움증권 연구원 matthewhan@kiw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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