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지금 청춘도 언젠가는 노후를 맞는다. 20~30대를 소비하는 데 골몰해선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적지 않은 젊은이가 ‘지금부터 노후를 준비하는 건 이르다’고 여긴다. 오해다. 젊은층은 부모세대보다 훨씬 긴 노후를 보낼 게 분명해서다. 2030의 노후대비법을 살펴봤다.

▲ 무분별한 지출을 절제하지 못할 때는 ‘선저축 후지출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사람은 누구나 안락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한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생활하고 싶은 것은 모두의 ‘소망’이다. 나이가 들어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농촌으로 내려가는 것은 이런 이유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이와 정반대의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거주하던 곳보다 규모가 더 작은 곳으로 옮겨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후 주거특성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82.9%가 은퇴 후 이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 5명 중 4명은 은퇴 후 거주지를 옮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경우가 많다.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주거지를 옮기는 이유다. 은퇴 후 안락한 노후생활을 위해 이주하겠다는 응답이 49.8%로 가장 높았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이주하겠다는 비율이 20.2%로 뒤를 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거나 여유있는 생활을 위해 살던 집을 팔고 저렴한 곳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노후준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더 좋은 곳으로 거주지를 옮긴다면 기뻐할 일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거주지 규모를 축소해 옮기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누구도 오랫동안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유감스러운 건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택한다는 것이다. 은퇴 후 소득은 끊기고, 보유자산이 부동산밖에 없는 탓에 이들을 이주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넋을 놓고 있다가 노후를 맞닥뜨리면 가진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앞으로 더 긴 노후를 보내야 하는 젊은층이다. 이들은 노후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필자가 20~30대 젊은층과 은퇴준비 상담을 해본 경험적 결과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지금부터 노후준비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는 오해다. 필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동시에 노후준비에 돌입했다. 그렇게 해도 결코 빠른 것이 아니다. 이유가 있다. 젊은 세대는 자신의 부모보다(베이비부머 세대) 30년 넘게 노후생활을 보내야 한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후생활은 길어졌지만 이들의 노후자금은 변변치 못하다는 거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생활비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가가 지원하는 공적연금(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 등)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금리가 높았던 부모세대 때와 달리 지금은 자산의 가치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저금리 시대로 들어선 상황에서 은행이자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바라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시대와 상황이 변한 것이다.

사회생활과 동시에 노후 준비해야

이런 맥락에서 지금부터 젊은층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빠르지 않다. 되레 하루라도 빨리 노후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젊은층이 준비해야 할 노후대비는 무엇이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는 개인연금이다. 우리나라는 3층 연금제도를 운영한다. 국민연금ㆍ퇴직연금ㆍ개인연금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연금수령액이 줄어들고 수령시점은 늦춰지고 있으며 퇴직연금 수령액은 적다. 남은 것은 개인연금이다. 개인연금은 소득공제형 연금과 비과세형 연금으로 나뉜다. 그중 소득공제형 연금은 소득공제받는 즉시 공제받은 금액은 사용하고, 대신 연금을 수령할 경우 세금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비과세형 연금은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면제받는다. 이런 점에서 비과세형 연금은 갈수록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적합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재무설계 관점에서 보면 개인연금은 20~ 30대의 경우 월 저축자금의 20% 이상을 최소 10년간 저축하는 것이 적합하다. 당장 결혼자금과 주택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대출상환이 시급하지만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 역시 그 이상으로 필요하다. 더욱이 저금리 시대를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투자상품을 활용하는 거다. 투자의 기본은 시간과 수익이 비례한 것이기 때문에 연금의 성격에 맞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랫동안 투자해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유로운 노후를 기대할 수 있는 지혜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적합한 것이 비과세형 연금 중 변액연금이다. 투자상품이면서 위험은 분산하고,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젊은층의 노후대비를 위한 둘째 방법은 저축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재무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는 스스로 자금을 관리하지 못해서다. 지출하는 것을 절제하지 못할 때 가장 좋은 처방전은 ‘선先저축 후後지불’이다. 재테크와 재무상담은 어렵게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단순하게 생각할 때 해답을 얻는다. 월급이 통장에 입금되면 생활비나 월급을 제외한 금액은 곧바로 저축할 수 있도록 자동계좌이체를 신청하자. 남은 금액은 체크카드에 넣어두고 생활비로 사용하도록 한다.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체크카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못지않게 혜택이 많고, 통장에 남은 금액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지출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런 습관이 처음엔 힘들겠지만 서서히 적응되면 저축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고, 이때부터 재테크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된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꾸준히 자기개발을 하는 것이다. 노후에 연금을 받으며 살겠다는 생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보다 50년 일찍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유렵국가의 노년층을 보면 연금만으로 여유롭고 아름다운 은퇴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여건상 여유있는 생활을 누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해답은 자기개발이다. 기술을 배우거나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취미가 있다면 도전하길 권한다. 설령 그것이 수익을 창출하지 않더라도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그 경제적 가치 역시 크다고 봐야 한다. 자기개발의 경제적 가치가 크다는 얘기다.

꾸준한 자기개발도 중요

평균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의료기술이 그만큼 발달했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지금의 부모세대보다 건강하게 지낼 가능성이 크다. 사회에서 은퇴한 장년층이 매월 100만원을 꾸준히 번다면 단순히 숫자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경제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다면 노후가 마냥 불안하거나 두렵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다. 지금부터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 실천이 미래를 바꾸는 법이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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