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투자열풍 다시보기

도시의 편리함과 전원의 아늑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 전원형 단독주택이다. 도시의 단독주택이 감소하면서 희소성으로 인한 가치도 올라갔다. 강남권에 접근하기 좋은 지역은 택지가격도 상승세다. 문제는 환금성. 대중적 선호도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

▲ 대도시 인근 단독주택에선 자연의 혜택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F동의 228㎡(약 76평)짜리 아파트에 사는 전업주부 김다운(55)씨는 최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서판교 단독주택 부지를 매입했다. 대기업 은퇴를 앞둔 남편과 좀 더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옮기고 싶어서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매달 100만원을 넘는 관리비가 부담이다. 아울러 위치가 대도시 복판에 있어, 환기를 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더구나 주상복합이 싫증이 나던 터였다. 사들인 부지는 대지 264㎡(약 80평)의 단독주택지다. 구입비용은 10억원가량. 김다운씨 부부는 세稅 절감을 염두에 두고 부부 증여를 한 후 공동명의로 소유권을 설정했다. 부부 증여시 6억원까지 비과세라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2층의 아담한 단독주택을 짓는데 소요되는 건축비용은 4억~5억원. 마당에는 정원수도 가꿀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수도권 도심형 단독주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 국토연구원이 15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30년 뒤 미래에 살고 싶은 집으로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이 41%로 절반에 가까웠다. 반면 아파트는 29%에 불과했다. 그러나 단독택지는 그동안 투자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소액투자가 쉽지 않고 투자의 최우선 순위인 환금성이 적다는 것이 이유다. 그런 단독주택이 최근에는 도시와 전원생활을 동시에 누리고 싶어하는 자산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개인 취향에 맞는 주거 공간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공동주택은 사생활을 완전히 보호받을 수 없는 반면 단독주택은 이와 다르다. 주택 형태를 결정하는 설계와 디자인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체계적인 주택 관리 시스템의 발달이다. 예전의 단독주택은 집주인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경비ㆍ용역 시스템의 발전으로 관리가 용이해졌다. 마지막으로 단독주택의 희소성이다. 도시의 단독주택은 지속적인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단독주택으로 부동산 투자자가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단독주택지로 재조명 받고 있는 지역을 한번 살펴보자. 경기 성남시 서판교 일대 등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을 들 수 있다. 단독주택이 각광받으면서 서판교 단독주택지의 경우 3.3㎡(약 1평)당 1500만원선까지 올랐다. 3.3㎡당 분양가가 800만〜900만원선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이 오른 셈이다.

주목받는 단독주택 ‘왜’

서판교는 서울 강남권에 불과 15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수도권 남부 최대 단독주택 주거단지로 주변 기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택지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230〜264㎡(약 69~80평)가 많아 중산층 이상 실수요자들이 많다. 이 택지는 건폐율 50%와 용적률 100%를 적용받는 1종 전용주거지역인데도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운중동 553번지 일대의 청계산 자락은 남향의 따스한 볕과 북고 남저의 전형적인 배산임수 명당 지역으로 손꼽히는 단독주택지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5월 청약에 들어가는 위례신도시 D2-3 및 D2-4 블록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103필지)도 주목할 만하다. 이 택지는 3.3㎡(약 1평)당 평균 분양가격이 1200만원 수준이어서 개별 택지의 경우 8억9000만〜11억6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위례지구는 뛰어난 환경을 자랑한다. 쾌적한 입지가 주는 안락한 전원생활과 신도시가 주는 편리함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위례신도시는 송파구ㆍ성남시ㆍ하남시 일원에 677만㎡(약 205평) 규모로 4만3000여가구를 수용할 계획으로 조성중이다. 강남권의 도시문화와 잘 보전된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게 특징이다. 환승시설 계획을 통한 지하철과 버스의 효과적인 연계체계가 구축되며, 지구 내 신교통수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세부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업지구 중심에 도시축이 형성된다. 이 축에 따라 주상복합ㆍ상업시설ㆍ공원 등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신교통수단이 완성된다. 아울러 위례의 중심지 트랜짓 몰, 공원, 주요 공공시설, 녹색교통 네트워크도 구축된다. 신도시 최대 노른자위 투자처라는 관심과 아울러 청정입지 프리미엄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분양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서울과 가깝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단독주택 용지는 또 있다. 용인 흥덕지구, 오산 세교지구, 화성 향남지구, 화성 동탄신도시, 남양주 별내지구다. 이들 지역의 분양가는 주거전용이 3억원대 중반, 점포 겸용 부지가 4억원대다. 경기도 하남시 일대 단독주택 용지도 시세가 뛸 가능성이 큰 지역 중 하나다. 인근에 신세계그룹이 짓는 초대형 유통단지 ‘하남유니온스퀘어’가 2015년 문을 연다. 2018년이면 지하철 5호선 연장라인이 개통된다. 용인 지역의 전원형 단독주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가까운데다 각종 교육, 생활 인프라가 완비된 덕분이다.

경기 양평 지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리내개발은 양평군 월산리 일대에 전원주택 단지 ‘미리내빌리지’를 선착순 분양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450~1000㎡(약 136~303평)이며 분양가는 3.3㎡당 89만~95만원이다. 예를 들어 토지 450㎡ 규모에 132㎡(약 40평)의 주택을 지을 경우 토지구입비와 건축비를 합쳐 2억5000만~2억8000만원이 소요된다. 이 단지는 서울 잠실에서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고 차로 10분 거리에 수도권 전철 용문역이 있다. 외부인을 제한하는 게이트형 전원주택단지다. 단지 안에 골프연습장, 승마장 등이 있다.

투자가치 결정요소 잘 검토해야

▲ 대도시 주변에 있는 단독주택지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 수원 일대에서도 단독주택 용지가 활발하게 조성 중이다. 최근 한 민간업체가 과거 골프연습장으로 쓰이던 용지를 사들여 이목파인힐스 단독주택 용지를 분양하고 있다. 전원주택 공급면적은 326~658㎡(약 98~200평)이며 3.3㎡당 분양가는 370만~440만원이다. 단지 앞 좌석버스를 타고 30분이면 서울 강남까지 도착할 수 있다. 단독주택이나 단독택지에 투자할 때는 주거전용이냐 점포겸용이냐를 먼저 따져본 후 환금성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땅을 제값 받고 빨리 팔 수 있느냐를 우선적으로 따지라는 얘기다. 단독주택지가 각광을 받는다고 해도 부동산 침체기에는 정확한 투자목적과 시기를 확고하게 결정한 뒤 투자해야 한다. 단독주택의 단점 중 하나가 환금성이 낮다는 점도 계산해 두는 게 좋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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