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의 소통경영

▲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열린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SK네트웍스 제공]
SK네트웍스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휴대전화ㆍ주유소 유통과 무역 등 기존 사업으로만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조직에 ‘소통 DNA’를 심는데 주력했고, 이를 발판으로 본격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선 ‘열린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진행하는 게 처음에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잠재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한마음 한뜻으로 진행하면 가속도가 붙어 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지난해 SK네트웍스 사장에 취임한 그는 2000여명의 SK네트웍스 구성원과 함께하는 ‘통通 콘서트’를 6차례 가졌다. 통 콘서트는 “모든 일의 시작은 소통이며, 가장 좋은 소통은 대면 소통”이라는 문 사장의 철학에 따라 개최됐다. 또한 문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안녕하세요 사장님’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경영전략과 비전, 제도와 시스템, 기업문화, 인재활용과 관련구성원들의 제안을 받았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CEO와 구성원과 간담회를 갖고, 사내방송을 통해 내용을 공유했다.

덩달아 회사도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팀 단위 크로스(Cross) 오찬’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휴대전화ㆍ주유소 유류 유통, 자동차 관리, 패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SK네트웍스가 부서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함께 식사하고 싶은 팀을 신청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크로스 오찬’을 통해 소통은 원활해지고, 지식은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사장이 ‘소통’을 강조하는 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SK네트웍스를 성장시키기 위해선 ‘소통을 통한 변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1년 동안 ‘소통 DNA’를 회사 안팎에 심는데 주력했던 그는 올해 사업다각화를 키워드로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종합무역상사로 성장을 거듭한 SK네트웍스는 2000년 들어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생산자 중심의 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한 거였다. 유통ㆍ트레이딩 등 기존 사업의 시장이 성숙기에 다다랐다는 점도 변신에 가속력을 붙였다. 그 결과 SK네트웍스는 다른 종합상사와 달리 자동차, 패션, 호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240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자동차, 패션, 호텔 등 신규사업의 비중은 약 22%다. 그리 큰 비중은 아니지만 2016년 신규사업의 영업이익은 전체의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의 한계를 기회로…

SK네트웍스의 신사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문은 렌터카 사업이다. 문 사장은 올해 렌터카와 정비를 중심으로 ‘자동차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을 세웠다. SK네트웍스는 2009년 자동차 관리서비스(스피드메이트)에 이어 렌터카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소유보다는 이용을 중시하는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 렌터카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사업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기준 2만3000여대의 렌터카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5%로, 업계 4위다. SK네트웍스는 연평균 1만대씩 차량을 늘려 총 5만대 이상의 렌터카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렌터카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법인고객에 제공하는 SK네트웍스의 자동차 종합관리 시스템 ‘TCMS(Total Car Management System)’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CMS는 온ㆍ오프ㆍ모바일이 융합된 서비스다. 주유ㆍ운행관리ㆍ정비ㆍ사고관리ㆍ카 셰어링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기업의 차량관리 업무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게 특징이다.

▲ SK네트웍스가 자동차·패션·호텔 등 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사진=SK네트웍스 제공]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스피드메이트를 통한 정비, 긴급출동서비스, 렌터카 등의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회사가 관리 중인 ‘복합주유소’를 보다 고객 친화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고객들이 주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커피매장, 패스트푸드점, 편의점과 결합된 복합주유소 모델을 꾸준히 선보이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본격 시작한 SK네트웍스의 복합주유소는 현재 전국 100여곳에서 운영 중이다.

SK네트웍스의 또 다른 성장축은 패션과 호텔사업이다. SK네트웍스는 국내 브랜드인 오즈세컨, 오브제와 토미 힐피거, DKNY 등 수입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유행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 매출과 영업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특히 오즈세컨은 중국ㆍ대만ㆍ미국 등 해외 18개국에 진출했다. 2013년 해외 매출은 650억원 이상을 기록, 2010년(47억원)에 비해 무려 603억원이 증가했다. 최근 중국 내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다. 2016년까지 연평균 19%의 성장이 예상된다.

3개의 성장축 자동차ㆍ패션ㆍ호텔

특히 SK네트웍스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첫선을 보인 ‘바이세컨(by 2nd)’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세컨(2nd)’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SK네트웍스 패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글로벌 종합패션회사로 키운다는 게 문 사장의 구상이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과 W 서울 워커힐을 운영하고 있다. 워커힐은 호텔ㆍ면세점ㆍ외부 음식점 사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222억원을 기록했고, 이중 호텔 부문이 100억원, 면세점이 110억~120억원, 음식점이 1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특히 내년 하반기 면세점 면적이 2배로 확대될 예정이다. 면적이 좁아 인기 브랜드가 입점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면세점 실적 역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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