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매율 70%’ 헬로네이처 박병열 대표

창업은 매력적이다. 스스로 개척해 뭔가를 이뤄나갈 수 있어서다. 자신의 사업이 고질적인 사회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친환경 농수산물 시장에 형성된 ‘가격거품’을 보란듯이 걷어내 생산자와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이가 있다. 박병열(30) 헬로네이처 대표다.

▲ 박병열 대표(맨 왼쪽)는 "프리미엄 먹거리 하면 헬로네이처가 떠오르게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사진=지정훈 기자]
한 온라인쇼핑몰. ‘최창오님의 살아 있는 활 키조개 5미’ 상품이 눈에 띄어 클릭했다. 동영상이 하나 나온다. 최창오씨가 전남 장흥 바다 위 직접 키조개를 채취하는 모습이 재생된다. 동영상 아래엔 최씨를 소개하는 글이 흐른다. ‘삼형제로 태어나 평생 뱃사람으로 살면서 때로는 잠수부로 때로는 선장으로 키조개 하나만 보고 산….’ 그런 그가 파는 활 키조개 가격은 5미(1㎏~1.5㎏ㆍ30㎝)에 2만8900원, 배송비는 무료다.

친환경 농수산물 온라인쇼핑몰 헬로네이처는 전국의 농가들이 직접 수확하고 채취한 친환경 농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다. ‘김근영님의 꿀맛 베니하루카 고구마’ ‘고영도님의 달콤탄탄 대추방울토마토’ ‘김광용님의 고소한 현미찹쌀 시리얼’…. 제주도 해녀가 직접 따는 전복도 판다. 헬로네이처는 현재 500여개 산지 농가와 계약을 맺고 친환경 가공식품을 포함해 약 1000개의 상품을 판다. 배송은 판매자가 직접 하고 헬로네이처는 이들 제품이 잘 팔릴 수 있게 판매부터 홍보를 맡는다.

이제 2년이 조금 넘은 쇼핑몰인데 고객 충성도가 상당하다. 제품 후기만 2만개가 넘는다. 한번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 확률은 70%에 달한다. 이 쇼핑몰이 잘나가는 비결은 ‘신뢰’다. 헬로네이처는 MD가 산지에서 철저하게 검증한 상품만 판다. ‘수확일’ ‘생산환경의 청결도’ ‘첨가물 여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로 구성된 품질위원회의 검증도 거친다.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AT커니에 입사했다. 나름 엘리트 코스였지만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느꼈다.

 
2011년 멀쩡한 회사에 사표를 던진 박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에 입사했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사업 DNA를 발견했다. “당시 쿠팡은 직원수는 20~30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었어요.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이 시스템이 되고 프로세스가 되는 게 좋았죠. 멋지고 섹시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매력적이었어요.”  쿠팡 입사 8개월 만에 창업을 결심한 그는 사업파트너로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좌종호 부대표를 군대 후임의 소개로 만났다.
 
둘은 사업아이템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는 친환경 농수산물 시장을 주목했다. 온라인 유통플랫폼을 도입해 농수산물의 가격거품을 걷어내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여겼다. 두 사람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창업 첫해에 7억원의 매출을 올린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론칭한 ‘산지직송 골라담기’ 서비스도 인기다. 이 서비스는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산지직송 제품과 친환경 가공식품 등을 주문 다음날 배송하는 서비스다. 3만원 이상 구매하면 배송비는 무료다.

야심차게 준비한 서비스인 만큼 숙제는 아직 많다. “산지직송 골라 담기 서비스의 핵심은 신선함입니다.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해야 하는 데 쉽지 않죠. 앞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막 손익분기점을 넘은 헬로네이처의 목표는 다소 무겁다. “친환경 먹거리 하면 10명 중 7명의 머리에 헬로네이처가 떠오르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박병열 대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았던가. 박 대표는 목표의 절반은 벌써 이뤘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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