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높아진 하수ㆍ폐수정비 산업

▲ 하수‧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이 향후 물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북 안동시에 있는 하수처리장 고도처리 시설.[사진=뉴시스]
낭비를 하거나 과소비를 할 때 ‘물 쓰듯 한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말은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다. 물을 맘대로 쓸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물 산업도 ‘블루 골드(Blue Gold)’로 불리면서 연평균 4% 이상 성장중이다. 특히 하수ㆍ폐수처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껏 물은 ‘자유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실생활에 이용 가능한 물의 비율이 현저히 적고, 공급 또한 제한적이다. 반면 인구 증가, 산업화, 신흥국 경제개발로 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은 자유재가 아닌 경제재로 인식되고 있다. 물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 부족 현상의 심화는 물의 저장ㆍ보존ㆍ관리ㆍ재활용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 물 부족 현상을 인지한 세계 각국은 빗물 저장, 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등 수자원 확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물 산업은 구조적으로 공공성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민간 기업에도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물 산업의 가치사슬은 제조~건설~서비스(운영)로 구성된다. 주요 분야로는 상하수도, 담수화, 부품ㆍ소재 등이다. 세계 인구증가에 따른 인프라 확충으로 상하수 분야 특히 하수ㆍ폐수처리(이하 수처리) 부문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화 진행으로 수혜를 받은 상수 부문의 성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수처리 부문은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화율이 높은 한국에서도 생활ㆍ산업 폐수가 늘어나고 있다. 물은 아무리 깨끗하게 사용해도 결국 폐수가 된다.
 
폐수로 인한 수질오염은 중장기적으로는 토양오염, 지하수 오염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 수처리 부분을 집중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수처리는 주로 화학약품(중화처리)을 통해 이뤄졌다. 이 방식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데다 침전물 등 2차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과 속도와 처리가 빠르고, 수처리 잔해가 적은 ‘멤브레인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수처리 기술 높은 기업 유리

멤브레인 기술을 이용하면 수처리를 할 때 안정적이고 자동화도 가능해 유지관리가 편하다. 멤브레인 수처리 시장은 2012년 21억 달러를 기준으로 연평균 23% 성장하고 있다. 2016년에는 48억 달러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까지 수처리 시장은 기술력을 확보한 일부 기업이 주도했다. 하지만 멤브레인 수처리 방식이 확산되면서 후발주자들도 수처리 관련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업체들은 하수ㆍ폐수를 처리해 각종 용수로 재활용하는 중수도 분야에서 고퀄리티 생활용수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다. 결국 수처리 기술경쟁 심화로 민간기업의 시장 진입 기회가 커진 셈이다. 수처리 시장이 커지면 건설ㆍ플랜트 분야가 우선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처리 관련 소재 부문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내오염성ㆍ내구성이 강한 차세대 멤브레인 기술을 개발ㆍ상용화하는 업체가 부상할 거라는 얘기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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