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카르멘

▲ 오페라 카르멘은 여주인공의 아름다운 아리아로 유명하다.[사진=더스쿠프]
오페라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메리메의 소설을 토대로 프랑스의 국민 오페라 작곡가 비제(1838~1875)가 만든 작품이다. 그런데 메리메 소설 원작보다 오페라 카르멘이 더 유명하다.  오페라는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사랑에 빠진 여인과 그 여인을 사랑하는 훈남이 등장하게 마련이라는 건데, 훈남 주인공은 아름다운 목소리의 테너가 맡는다. 사랑에 빠진 여인은 죽음을 불사하며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인 대신 죽기도 한다. 여기에는 오페라의 대미를 아름다운 노래로 장식하려는 작곡가의 의도가 숨어 있다.

오페라 여주인공은 성춘향 같은 열녀만 있는 게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팜므파탈(Fem me Fatal) 여주인공도 있다. 관객들도 이들이 남자 주인공을 유혹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를 선호한다.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부르는 아리아가 대표적이다.  카르멘역은 메조소프라노 가수가 주로 맡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여인이 섹시하다고 느껴지는 것과 같은 감정이다. 일반적으로 메조소프라노 가수는 소프라노 가수에 비해 출연 빈도가 적다.

그렇지만 팜므파탈이나 카리스마로 가득한 악녀나 권위적인 역을 주로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흑인 가수들이 카르멘역을 주로 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은 머리에 잘록한 허리, 몸에 꽉 끼는 빨간 집시 의상이 잘 어울려서다.  오페라 카르멘은 격정적인 댄스로 유명하다. 무대에 투우사까지 등장해 스페인 세비야를 옮겨놓은 것처럼 역동감이 흐른다. 비교적 쉬운 멜로디도 이 오페라의 특징이다.  오페라 카르멘 주인공 카르멘은 스페인 세비야의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집시다.

밀수를 일삼고 자유연애를 즐기는 팜므파탈의 매력을 지닌 소위 나쁜여자다. 카르멘의 유혹에 주인공 돈호세(테너)는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다. 감옥에서 수감 중인 카르멘을 감시하던 그는 카르멘이 부르는 노래 ‘세기디야’에 푹 빠진다. 결국 카르멘을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은 부대에서 탈영해 카르멘이 있는 집시 소굴로 들어간다. 돈호세는 자신을 만나러 음산한 집시소굴에 찾아온 조신한 약혼녀 미카엘라의 간청에도 카르멘만 그리워한다.

마카엘라는 키스하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순진한 여인이다. 그런 카르멘 앞에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며 에스카미요(베이스ㆍ남성 최고 저음 가수)가 등장한다. 카르멘의 유혹에 빠진 또 다른 남자다. 카르멘은 돈호세를 버리고 투우사와의 연애를 즐기기로 한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돈호세는 카르멘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간청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떠난 후다. 그녀는 돈호세의 간청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화가 난 돈호세는 카르멘을 찔러 죽이고 결국 파멸을 맞는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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